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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이여, 안녕 (마스크제공)

한밤이여, 안녕 (마스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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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상품코드
9788901288291
제조사
웅진지식하우스
출시일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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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이여, 안녕 (마스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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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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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물을 왜곡시킨다고 생각하는 거울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 그게 바로 진실이다.”

어둠 속에 고립된 한 여자의 시선으로
세계의 이면을 밝힌 진 리스의 대표작

“이 세기의 가장 뛰어난 영국 작가” - A. 알바레즈(시인, 평론가)
“깨진 수정 조각처럼 날카롭고 투명하며 놀랍다.” - 데보라 아이젠버그(소설가,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시대를 앞선 문제 의식과 스타일을 선보인 진 리스의 대표작 『한밤이여, 안녕』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한밤이여, 안녕』은 진 리스가 1939년 발표한 소설로 1958년 BBC 방송에서 극화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점, 분열된 자아의 중첩된 목소리,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기법 등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진 리스는 가장 주목받는 영국 작가로 떠올랐다.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이자 소설가인 데보라 아이젠버그는 『한밤이여, 안녕』을 두고 “깨진 수정 조각처럼 날카롭고 투명하며 놀랍다.”라고 평했다.

『한밤이여, 안녕』은 193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술에 의지한 채 외롭게 살아가는 여성 사샤의 삶을 그린다. 남편과 연인들에게 버림받고 허름한 호텔로 흘러들어온 마흔 살 여인 사샤, 세상의 냉대와 가난에 지친 그녀의 바람은 오직 술에 취해 세상을 떠나는 것뿐이다. 그런 사샤를 부유한 여인으로 착각한 청년 르네가 그녀에게 접근하며 함께 밤을 보내길 청하지만, 남자를 불신하는 사샤는 르네에게 그간 받아온 모욕을 분풀이하려 한다.

소설은 죽음을 향해 가는 한 여자와 삶의 열망에 이끌리는 젊은 남자의 열흘 간의 만남을 그린다. 고요히 침잠하고자 하는 사샤와 상승 욕구로 충만한 르네. 두 사람은 하락과 상승, 닫힘과 열림, 원숙함과 젊음의 대비를 보여주며 소설의 긴장감을 형성한다. 『한밤이여, 안녕』은 사샤의 분열된 자아와 복잡하고 모순된 심리, 그녀가 접하는 일그러진 세계의 이면을 예리하고 탁월하게 그려낸다.

목차

한밤이여, 안녕
작품해설
옮긴이 주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세상에서 도망쳐
파리의 어둠 속으로 숨은
한 여자의 이야기

사샤는 지속된 상실과 좌절로 삶의 의지를 잃은 마흔 살 여인이다. 절망과 가난, 냉대와 불행에 지친 그녀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술에 취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뿐이다. 고용주 프랭크에게 하는 상상 속 발화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을 어두운 배경, 우는 사람, 희생자라고 말한다. “밝은 색깔이 더욱 선명하게 두드러지기 위해선 배경이 어두워야 하지 않겠어요? 우는 사람이 있어야 껄껄대는 사람이 있듯이. 희생자는 반드시 필요불가결한 것이겠지요.” 여기서 그녀가 말하는 것은 비대칭적인 세상이 아니라 삶에 느끼는 고립감과 모욕감이다. “블랭크 씨가 제 다리를 잘라버릴 수 있는 신비한 권한을 가졌다고 해서 절름발이가 된 저를 보고 웃을 권리도 있을까요?” 그녀가 인지하는 자신의 삶은 ‘정말 어두운 강과 같은 인생’이며, 그 인생은 ‘물속으로 가라앉아 가는데도 주위 사람들은 그걸 보고 박장대소’하는 공포심과 고립감으로 점철되어 있다.

나는 잘해 보려고 애를 쓰지만, 그들은 항상 내 능력을 속속들이 알게 되고, 내가 가는 길은 결코 다른 길로 연결되지 못한다. 항상 막다른 골목이다. 문들은 늘 닫혀 있다.
- 47쪽

그녀에게 거리는 닫힌 문이다. 자신을 반기지 않는 곳, 나쁜 기억이 깃든 곳이며, 그녀를 차갑게 내치고 비웃는 곳이다. 그녀는 ‘검은 집들이 마치 괴물처럼 나를 내려다보는’ 밤거리를 걸으며, 집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밟아 죽이기라도 할 듯’ 자신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인식하지만, 굴절된 렌즈에 비친 추악함이야말로 세계의 진실이라고 여긴다.

사샤는 자신에게 친절한 카페, 술집을 찾아 술을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소일한다. 사샤에게 저렴한 호텔 방은 두려운 세상을 피해 숨을 수 있는 공간이며, 자신에게 맞춰진 관이자 죽음의 중앙부이다. 그리고 누구도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고 내버려두기를, 세상에서 사라지기를 꿈꾼다. 위로하겠다고 집적거리는 남자들을 성가셔하고, 그녀를 불쌍하게 여기는 타인의 얕은 관심도 경계한다.

나는 자존심이 없다. 자존심도 없고, 이름도 없고, 얼굴도 없고, 국적도 없다.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너무도 슬프다, 너무도. 괜찮아. 나는 여기 그냥 사는 거야. 마치 지푸라기가 소용돌이의 가장자리에서 빙빙 돌며 떠다니다 점차 소용돌이의 한복판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 죽음의 중앙부, 그곳에서 모든 것은 정지 상태가 되지. 모든 것은 평온을 찾게 돼. 일주일에 2파운드 10실링, 그레이스 인 가의 옆 골목에 자리 잡은 내 방 하나…….
- 68쪽

그녀는 버려진 고양이에 자신의 삶을 투영한다. 학대받은 고양이의 눈 속에서 그녀는 열등감과, 비참한 과거, 자신의 운명에 대한 체념을 읽는다. 수고양이들에게 만만하게 여겨지며 고통을 당하던 고양이는 어느 날 길로 뛰어들어 죽음을 맞는다. 사샤는 ‘거울에 비친 내 눈이 꼭 고양이의 눈과 같다’라고 생각하며, 고양이의 운명에 감응한다.

죽음을 향해 가는 여자와
삶의 열망에 이끌리는 남자의
열흘 간의 만남

무기력하게 삶을 소진하는 사샤에게 어느 날 젊고 잘생긴 르네가 접근한다. 사샤를 부유한 여자로 착각한 르네는 그녀를 유혹하고, 사샤는 그간 받아온 모욕에 복수하겠다는 짓궂은 마음으로 르네를 만난다. 르네를 제비로 단정 지은 사샤는 그의 모든 말을 돈을 노린 언행으로 해석하지만, 르네와의 만남은 그녀의 무감각한 일상에 작은 파문을 일으킨다.

르네를 만나는 것 때문에 내가 했던 모든 불안과 흥분의 움직임들은 결국은 피상적인 것일 뿐이다. 나의 마음 저 밑에서 나는 무감각하다. 마음 저 깊은 곳에 있는 물은 고여서 정체되어 있고, 조용하며, 무관심하다. 다시 말하면 죽음에 근접한, 그리고 증오와 매우 흡사한 씁쓸한 평화가 있을 뿐이다.
- 225~226쪽

그녀는 르네로 인한 불안과 흥분은 피상적이라고 말하며, 죽음에 근접한 무감각이 본 감정이라 인식한다. 그러나 르네를 경박한 제비라고 멸시하면서도 그의 유혹이 자신의 죽은 감각을 일깨울까 두려워한다. 그녀에게 관계는 상처로만 남았으며, 상실과 배신에 감각의 죽음으로 대응해 왔다. 그녀는 르네의 유혹이 삶을 흔들까 봐, ‘젊은 시절’, ‘남자와 육체를 공유했던 사랑’, ‘고통과 춤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무모함’을 연상케 하고, 그리하여 ‘인간의 고통’을 다시 겪게 할까 봐 두려워한다. 그렇게 르네를 거부한 사샤는 그가 떠나고 나서야 그에 대한 진심을 확인하고, 머릿속에 울리는 분열된 목소리에서 벗어나 진짜 자아를 마주한다.

그가 가버리자 나는 옆으로 몸을 돌려 내 몸이 가능한 한 작아지도록 무릎을 거의 턱에 닿게 몸을 웅크린다. 나는 마치 몸이 아플 때처럼, 가슴이 아프고 배가 아플 때처럼,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운다. 울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층계 위에서 웃으며 키스를 하고 행복해하던 바로 그 사람이다. 지금 울고 있는 사람, 이건 나다, 나 자신이다. 그러면 또 다른 사람은? 그게 누구인지 내가 어찌 알랴? 그녀는 내가 아닌걸.
- 274~275쪽

날카로운 통찰로 드러낸
세계의 추악한 이면

사샤는 진 리스 작품 속 여주인공들의 궁극적 모습이며 실망과 모욕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리스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단순히 술에 의지해 살아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나치게 관습적이고 상상력이 결핍된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희생되는 가엾은 영혼의 이야기다. 사샤는 타자로 규정되는 모든 것들을 대표한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곁가지가 다듬어지고 모습이 아름답게 정리되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바로 그런 것이 사실이 아닐 수가 있다. …(생략)… 사물을 왜곡시킨다고 생각하는 거울속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 그게 바로 진실이다.
- 118~119쪽

『한밤이여, 안녕』의 분위기는 음울하지만, 소설에 담긴 통찰은 놀랍도록 날카롭고, 문학적이며, 아름답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점, 분열된 자아의 중첩된 목소리,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기법은 소설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부서진 거울 조각들에 비친 하나의 상과 같다. 그러나 이 노이즈야말로 소설의 백미이며, 사샤라는 인물과 그녀가 감각하는 세계를 온전히 드러내는 장치다.

사샤가 가장 경멸해 온 것을 선택하는 『한밤이여, 안녕』의 결말은 많은 독자를 충격에 빠뜨렸으며, 다양한 방향의 해석을 낳았다. 사샤는 소망대로 사라진 것일까. 희생된 것일까. 아니면 진짜 자아를 확인하고 새롭게 태어나게 될까. 해석은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한밤이여, 안녕 (마스크제공)
저자/출판사 진 리스 , 윤정길 ,웅진지식하우스
크기/전자책용량 128*188*30mm
쪽수 304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10-11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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