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IMF와 와튼스쿨을 거친 프린스턴 교수 아쇼카 모디
네루부터 모디까지 독립 인도를 파헤치다
독립 직후부터 현재까지 인도의 정치와 경제를 총체적으로 조망한 역저 《두 개의 인도》가 독자를 만난다. IMF에서 일하고 와튼스쿨 교수를 역임한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자 아쇼카 모디 교수가 조국 인도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고 인도를 제대로 알려준다. 모디 교수는 1947년 독립을 맞이한 인도에서부터 시작해 오늘날 116개의 유니콘 기업을 위시한 나렌드라 모디 집권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풀어놓는다. 1950년대 초 일본보다 높았던 인도의 세계 제조업 수출 점유율, 뒤늦게 상승한 인도의 여아 초등학교 등록률, 한·중·일보다 뒤처진 인도의 도시화율 등 당대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저자는 당시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영화의 장면도 생생하게 묘사하여 독립 후 인도 연대기를 눈앞에 펼쳐 보인다. 최상류층에는 포브스가 꼽은 11위, 17위 부자 무케시 암바니와 가우탐 아다니 등 세계적 부호들이 즐비하지만 인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모디 교수는 10억의 생산연령인구 중, 경제활동인구는 6억 7천만 명이며, 3억 3천만 명은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 경제활동인구 중 거의 절반인 46%가 여전히 농업에 종사한다는 통계 등 구체적 자료를 바탕으로 인도 정치·경제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객관적으로 논평하고 있으며 인도의 부패와 일자리 부족, 산업 구조의 실패, 교육 문제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 G3라는 비전을 내비치며 기업, 투자자, 청년들의 눈앞에 아른거린다. 인도의 가능성은 그 인구와 국토만큼 무한해 보이지만 이 책 없이는 허상에 불과하다. 인도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두 개의 인도》에 주목하라. 2024년 오늘, 인도의 모든 것이 여기 담겼다.
〈삼프로TV〉〈지구본 연구소〉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소개해 온 최준영 박사의 번역과 한국에서 손꼽히는 인도 전문가 이광수 교수의 감수로 신뢰를 주는 것도 이 책의 특장점이다. 저자 모디 교수가 한국어판을 위해 새로 쓴 서문은 한국 독자들이 인도를 바라볼 때 느끼는 막연함을 해소해 줄 것이다.
목차
《두 개의 인도》에 대한 찬사
한국어판 서문
서문
1장 과거와 현재, 서론
1부 가짜 사회주의, 1947-1964
2장 불확실한 시작
3장 가지 않은 길
4장 네루의 위험한 도박
5장 네루가 베팅을 두 배로 늘리다
6장 타고르의 들리지 않은 노래
7장 네루의 비극, 민주주의의 첫 번째 배신
2부 폭력, 1964-1984
8장 샤스트리가 이끌어낸 용감한 변화
9장 인도의 격동기를 구원할 구세주
10장 황후를 가지게 된 인도
11장 분노가 억압을 만나다
12장 실패한 도박
13장 다시 배신하는 민주주의, 탈산업화의 시작
14장 폭력이 집으로 들어올 때
3부 약속, 1985-2004
15장 정치적 역풍에 직면한 파일럿
16장 라지브, 힌두 민족주의의 돌풍을 불러오다
17장 너무도 짧았던 각성의 순간
18장 약속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19장 아니, 인도는 빛나지 않는다
4부 교만, 2005년부터 현재까지
20장 두 인도가 흔들리면서 멀어지고, 민주주의는 삐걱거리다
21장 모디, 경제를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다
22장 모디, 인도의 분열된 민주주의를 박살내다
23장 COVID-19가 드러낸 도덕적 타락
에필로그: 실현 가능한 이상주의
감사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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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출판사리뷰
*** 〈파이낸셜 타임스〉〈포린 어페어스〉강력 추천
*** 〈삼프로TV〉〈지구본 연구소〉최준영 박사 기획·번역
인도 열풍(India hype)이라는 허상
인도는 G3, 넥스트 차이나가 될 수 있는가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로 집권한 인도는 116개의 유니콘 기업을 위시한 높은 경제성장률과 엄청난 규모의 선거가 보여주는 민주주의라는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정치적·종교적 다양성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제3세계일까? 독립 직후부터 현재까지 인도의 정치와 경제를 총체적으로 조망한 역저 《두 개의 인도》가 이에 답한다. IMF에서 일하고 와튼스쿨 교수를 역임한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자 아쇼카 모디 교수가 조국 인도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고 인도를 제대로 알려준다.
최상류층에는 포브스가 꼽은 11위, 17위 부자 무케시 암바니와 가우탐 아다니 등 세계적 부호들이 즐비하지만 인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도의 실상은 실업과 빈곤, 부패와 종교 갈등으로 얼룩져 있다. 2002년 구자라트주 수상일 당시 2천여 명이 사망한 힌두교도들의 무슬림 학살과 강간을 묵인한 모디는 현재 인도의 총리가 되어 집권 중이다. 그는 여전히 힌두 민족주의(힌두트바)를 표방하며 다수의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의 거북이로 비유되는 인도와 권위주의의 토끼로 비유되는 중국은 대결 구도를 펼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독립 이후 해외의 막대한 원조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잘못된 선택으로 휘청거렸다.
인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가 주도의 경제 개발 계획을 세웠으나 엄청난 인적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네루가 중공업 중심의 개발 전략을 세움으로써 만성적인 빈곤과 일자리 부족에 빠져들었다. 1950년대 초 일본보다 높았던 인도의 세계 제조업 수출 점유율, 엄청나게 뒤늦게 상승한 인도의 여아 초등학교 등록률, 한·중·일보다 한참 뒤처진 인도의 도시화율 등 당대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공공재와 초등교육을 무시하는 네루의 기조는 인디라 간디로 이어져 인도는 막대한 인적 자원이라는 가장 큰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이는 한국과 달리 인도가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여성을 유입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인도는 결국 세계의 공장이 되지 못했다. 저자는 교육에 힘쓴 방글라데시와의 비교로 인도의 상황을 통찰한다. “2000년대 중반에 방글라데시는 인도보다 더 많은 의류를 수출하고 있었다.”
인도의 이미지는 세계 최대 인구가 자아내는 민주주의의 장관, IT 인재의 바다, 힌두교의 지배적 분위기와 최근의 가파른 경제 성장 등으로 표상되지만 농업과 노동집약적 산업을 개선하는 데 실패하여 국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금 이 순간에는 종교적 배타성을 강조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로 인해 국론 분열이 가중되고 있다. 오랜 시간 개선되지 않은 정경 유착, 이기적 개인주의를 만들어낸 극도의 빈곤과 빈곤 위협 앞에 시민들은 주로 종교 아래 결집하고 정치인들의 슬로건은 갈수록 극단화된다. 모디 교수는 조국의 현실에 분통을 터뜨리며 비관적 시선을 보낸다. 책을 마무리하며 지방 분권과 시민 의식 고취를 역설하지만 그마저도 희망적이지 않다는 뜻을 내비친다.
이 책을 우리는 왜 읽어야 하는가. 《두 개의 인도》가 인도를 아주 차갑게, 가장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내수가 부족한 한국이 진출할 잠재력 가득한 땅이다. 누구보다 인도를 제대로 알고 만반에 준비를 갖춰야 한다. 그곳에 수출하고 그곳에서 일하며 그곳에서 생산해야 한다. 발전이 고도화되지 않은 인도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 G3라는 비전을 내비치며 기업, 투자자, 청년들의 눈앞에 아른거린다. 인도의 가능성은 그 인구와 국토만큼 무한해 보이지만 이 책 없이는 허상에 불과하다. 인도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두 개의 인도》에 주목하라. 2024년 오늘, 인도의 모든 것이 여기 담겼다.
산업 발전 왜곡의 뼈아픈 고통
일자리가 부족하고 굶주림이 만연한 인도
모디 교수는 1947년 독립을 맞이한 인도에서부터 시작해 오늘날 나렌드라 모디 집권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풀어놓는다. 당대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통계와 연구를 비롯하여 당시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영화의 장면까지 생생하게 묘사하여 독립 후 인도 연대기를 눈앞에 펼쳐 보인다. 14억 인구 중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가 10억 명이라는 점, 경제활동인구는 6억 7천만 명이며, 3억 3천만 명은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 경제활동인구 중 거의 절반인 46%가 여전히 농업에 종사한다는 통계 등 구체적 자료를 바탕으로 인도 정치·경제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객관적으로 논평하고 있으며 인도의 부패와 일자리 부족, 산업 구조 개편 실패, 교육 문제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독립 이후, 초대 총리가 된 네루는 중화학공업 중심의 대규모 산업화를 추진하며 경제 현대화를 도모했으나 여러 문제를 초래했다. 정책을 실행하는 데 필연적인 복잡한 협의 과정에 거부감을 보였던 네루는 ‘사회주의적’이라는 애매한 대전제를 내세워 혼란을 야기했다. 외관만 화려했던 1, 2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은 사회주의적으로 보이도록 국가 주도의 대규모 산업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지만, 노동집약적 산업과 중소기업 대한 지원 부족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했다. 인도의 가장 큰 장점인 풍부하고 인건비가 낮은 노동력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초등교육을 경시하고 인도 공대를 설립하는 비대칭적 교육 정책까지 겹쳐 개발 계획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어진 3차 계획은 해외 원조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주체성을 확립하지 못하였다. 결과적으로,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 발전은 일자리 부족과 경제적 불균형을 심화시켰으며, 산업 구조가 왜곡되어 빈곤 문제가 악화되었다. 네루 시기 대부분의 국민들은 개선되지 않은 농업에 종사하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오늘날 인도는 14억 인구의 약 20%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으며, 약 40%는 빈곤선 바로 위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에 처해 있다. 빈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산업 발전의 초기 실패를 되돌리기란 매우 어렵다는 교훈이 여기에 있다.
인디라 간디는 주요 산업과 은행을 국유화하고 부패를 척결하지 못함으로써 인도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자 시행한 비상사태 독재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범죄자들이 의회에 입성하고 아들 산자이 간디가 악행을 저지르는 정치·사회적 혼란 속에서 결국 인디라 간디 시대에도 일자리와 빈곤은 개선되지 않았다. 수많은 빈곤층은 범죄에 가담하거나 그 피해자가 되었고 도덕과 책임 의식은 약해져만 갔다. 세계적으로 개인주의가 대두되며 시민 의식 또한 고양되지 못했다.
현재 집권 중인 모디 총리는 디지털화와 경제 개혁을 통해 새로운 산업 발전을 모색했지만 농업 부문의 문제를 개선하지 못했고 대량 실업과 빈곤 문제를 여전히 악화시켰다.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를 되돌리기 위한 개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좌절한 농민들의 자살이 잇달았고 급격한 화폐 개혁과 상품 및 서비스세(GST)의 불완전한 도입은 인도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다. 인도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길 이들은 모두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고 국민들의 굶주림을 외면했다.
인도의 혼란한 정치를 파고드는 독재와 종교 갈등의 그림자
한국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
자본주의 경제 성장의 한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 팬데믹, 격화되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온건하고 점진적인 개혁은 점점 가난해지며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시민들에게 지지를 잃는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독재를 노리는 세력과 극우 정파는 소위 ‘사이다’ 발언을 남발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결국 집권당이 되기에 이른다. 포퓰리즘은 당연한 듯 산발한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인도는 권위주의 토끼인 중국에 맞설 민주주의의 거북이가 되어주지 못했다. 오히려 힌두 민족주의를 위시한 종교 갈등의 장이었고 시크교도와의 살육전, 무슬림 학살이 인도를 다룬 헤드라인이 되었다. 인디라 간디는 “조작된 정당방위”를 이용해 시위대를 잔인하게 진압했고 결국 시크교도들에게 암살되었다. 모디는 힌두 민족주의만을 정답으로 제시하고 종교적 이분법을 강조했음에도 선거 승리에 이르렀다. 인도는 종교의 나라도 민주주의의 나라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정체성 정치의 배타성은 폭력적 갈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정치적 부패와 경제 위기를 외면한다는 점에서 국가와 시민에게 치명적이다.
그렇다면 종교적 색채가 강하지 않은 한국은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삼프로TV〉〈지구본 연구소〉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소개해 온 최준영 박사가 번역하고 한국에서 손꼽히는 인도 전문가 이광수 교수가 감수하여 인도를 통해 한국의 현실을 미루어 볼 수 있게 해주는 《두 개의 인도》가 이에 답한다. 극단적 갈등은 종교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붕당과 탕평의 역사를 가졌음에도 정쟁의 어두운 면만을 흡수한 듯 한국 사회는 극심한 좌우 갈등의 소용돌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다툼이 이성으로 무장한 이념 갈등이 아니라는 점이 한국에 대한 비관론을 키운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소멸이라는 미래를 기다리는 선진국이라는 아이러니 속에 남녀 갈등, 세대 갈등, 빈부 갈등은 오늘날의 한국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일 것이다. ‘돈만 있으면 가장 살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 자본주의 폐해가 만연한 한국에 대한 자조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저자 모디 교수는 《두 개의 인도》를 위해 새로 쓴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우리가 인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그 애매함을 해소해 주고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려준다. 저자는 책 전반에서 정치 부패, 일자리 부족, 여성 혐오를 인도의 당면 과제로 다루는데, 이는 한국의 현실과 매우 흡사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은 노동집약적 산업을 기반으로 하여 산업 구조의 왜곡을 피했고, 빠른 디지털화와 더불어 인터넷 공론장을 활성화하여 다양성의 창구를 열어두었다. IT 업계 최고 인재들을 배출하는 인도가 인프라를 소홀히 한 것과는 달리 기반 시설과 초등교육에 투자하였다. 모디 교수의 경고에 귀 기울인다면 우리는 갈등을 완화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