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카테고리
  • -->
    국내도서
    국내도서
  • -->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
  • -->
    새로나온도서
    새로나온도서
  • -->
    추천도서
    추천도서
  • -->
    할인/재정가 도서
    할인/재정가 도서
  • -->
    GIFT
    GIFT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이미지 확대 보기
  •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공유
정가
27,000
판매가
24,300
배송비
무료 지역별추가배송비
택배
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산로 57-5 (양평동 이노플렉스) B101
자체상품코드
9791168731080
제조사
오월의봄
출시일
2024-06-28
구매혜택
할인 : 적립 적립금 :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0
총 상품금액
총 할인금액
총 합계금액

상품상세정보

21615d286a4b23fc9ded08f4bbbe3a95_192355.jpg
 


책소개

장애인권 활동가이자 장애 가시화 프로젝트의 창립자로 여러 매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앨리스 웡의 첫 단독저작.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과 협업, 팟캐스트,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작업한 에세이집 등을 통해 장애인 당사자들의 다양한 삶을 아카이빙하고, 장애 관련 문화 콘텐츠를 창조해왔다. 요컨대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은 그가 지향하는 운동 그 자체이자 그것의 중요한 도구다. 첫 저서인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역시 바로 그 스토리텔링 중 하나로, 일기와 에세이, 매체 기고글, 대화 및 팟캐스트, 사진, 그래픽, 그리고 여러 예술가들에게 의뢰해 받은 다채로운 작품들을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엮어냈다.

이 책에서 앨리스 웡은 정상성과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저항의식을 일관되게 견지하면서, 활동가의 삶을 꿈꾸지 않았던 자신을 그 길로 들어서게 한 무수한 계기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는 ‘모범적 소수자 서사’를 한참 벗어나 있고, 음식과 대중문화, 소셜미디어에 대한 못 말리는 애정과 덕후력, 팬데믹, 돌봄, 취약성, 상호의존, 미래, 권력, 창조성, 접근성, 필멸성, 미래 등 예상을 뛰어넘는 여러 화두들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이 촘촘한 이야기망은 장애인의 온전한 삶을 가로막는 이 세계의 모든 미세 장벽들을 포획하는 거미줄과도 같다.

이 탁월하면서도 난삽하고, 진중하면서도 호쾌한 회고록에서 독자들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일상을 조직하는 힘이 어떻게 운동이 되며, 그 운동이 어떻게 다시 삶을 바꿔내는지도. 무엇보다, 앨리스 웡의 이야기는 우리를 방구석에서, 침대에서, 주방에서, 화장실에서, 카페에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서, 팟캐스트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심지어 글쓰기에서 펼쳐지는 장애운동의 현장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목차

서문 9

기원 Origins 27

크립턴 행성에서 온 뮤턴트: 기원 29
한문 교실 열등생이 알려주는 한문 34
트러블메이커 44
1인칭 당사자 정치운동:
어느 화난 아시아계 이민자 장애 소녀로부터의 고찰 60
먀오미, 편히 잠들렴 76
미국장애인법 77
『타임』에 보낸 독자 편지 84
고등학교 시절에 쓴 제목 없는 시 85
고등학교 때 학교 좋아하셨어요? 98

운동 Activism 103

나의 메디케이드, 나의 생명 105
변화의 정치(리자티스트리 작품) 111
군것질 선언 112
옴스테드 판결과 나 114
해시태그 운동 & # 크립더보트(리자티스트리 작품) 122
#크립더보트: 그때와 지금 123
포용적 정치 & 장애인 커뮤니티(리자티스트리 작품) 137
베이 에어리어 애도의 날 138
딱 잘라 말해. ‘아뇨’라고. 142
활동가의 지혜 143

접근성 Access 147

‘아하!’의 순간 149
장애인은 왜 자퇴하는가: 2019년 4월 24일의 트위터 타래 157
로봇으로 지낸 나의 하루 160
망 중립성, 접근성, 장애인 커뮤니티 166
참을 수 없는 빨대의 무거움 170
타구에 바치는 송가 183
골수의 맛을 향해 190
먹거리 천국(펠리시아 량 작품) 198
왜 ‘#접근성은사랑’인지 깨닫자 200
시금치 퓨레와 버섯 수프 204

문화 Culture 207

장애인계의 상위 1퍼센트 209
고양이의 삶(샘 셰이퍼 작품) 230
집에서 보내는 나의 캣요일 일과 236
장애의 얼굴들 246
가세, 서쪽으로, 호! 256
낱말 퀴즈 267
음력설의 기억 268
프루스트적인 앙케이트: 앨리스 웡이 하는 앨리스 웡 독점 인터뷰 295

스토리텔링 Storytelling 301

운동으로서의 스토리텔링 303
장애의 목소리들로 라디오의 다양성을 높이자 312
돌봄의 안무 326
호랑이가 알려주는 인터뷰 요령 333
스토리텔링으로서의 팟캐스트 339
아시아계 이민자 장애 여성과 장애 소녀들에게 보내는 편지 349
시간에 대하여 355

팬데믹 Pandemic 363

저는 호흡기가 없으면 살지 못하는 장애인인데요,
그러면 이번 팬데믹에서 그냥 처분되어도 되는 존재인 건가요? 365
일부를 위한 자유는 모두를 위한 자유가 아니다 370
팬데믹 요리: 자택 격리 죽 375
이건 내 몸이고, 내가 원한다면 나도 살 수 있어야 해 380
고위험자 앨리스 웡의 타임라인: 신탁 예언의 원형 388
복숭아 예찬 403
정상으로 돌아가지 말자 409

미래 Future 415

나의 장애인 조상들 416
조상과 유산 417
누워 있을 때 숨 쉬기 427
호랑이 타로: 기생충(하티예 가립 작품) 442
돌봄의 미래? 443
꿈의 신탁: 장애인 신탁 예언자 협회 444
호랑이 타로: 무지개(하티예 가립 작품) 447
포스트 코로나 세계에 더 포용적인 미래를 일구는 법 448
최후의 장애인 신탁 예언자 453
호랑이 타로: 묘목(하티예 가립 작품) 463
다 큰 철딱서니 장애인의 소망 목록 464
슈록 선생님, 고맙습니다 467
2070년의 어느 부고 기사 478

감사의 글 483
별지 사진 설명 491
게재 허가에 대한 감사의 글 496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돌봄과 취약성, 상호의존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이자 영원하다

견고한 비장애중심주의를 뚫고 비로소 당도한
통렬하고도 유쾌하며, 진중하고도 난삽한 삶의 진실, 그리고 지혜

‘나’를 위해 지어지지 않은 적대적인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 2023 노던캘리포니아 도서상 크리에이티브 논픽션 부문 수상작
※ 영국 바벨리온 문학상 최종 후보작
※ NPR(미국 공영라디오) 및 『커커스 리뷰』 선정 2022년 최고의 책


장애인권 활동가이자 장애 가시화 프로젝트의 창립자로 여러 매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앨리스 웡의 첫 단독저작.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과 협업, 팟캐스트,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작업한 에세이집 등을 통해 장애인 당사자들의 다양한 삶을 아카이빙하고, 장애 관련 문화 콘텐츠를 창조해왔다. 요컨대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은 그가 지향하는 운동 그 자체이자 그것의 중요한 도구다. 첫 저서인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역시 바로 그 스토리텔링 중 하나로, 일기와 에세이, 매체 기고글, 대화 및 팟캐스트, 사진, 그래픽, 그리고 여러 예술가들에게 의뢰해 받은 다채로운 작품들을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엮어냈다. 이 책에서 앨리스 웡은 정상성과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저항의식을 일관되게 견지하면서, 활동가의 삶을 꿈꾸지 않았던 자신을 그 길로 들어서게 한 무수한 계기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는 ‘모범적 소수자 서사’를 한참 벗어나 있고, 음식과 대중문화, 소셜미디어에 대한 못 말리는 애정과 덕후력, 팬데믹, 돌봄, 취약성, 상호의존, 미래, 권력, 창조성, 접근성, 필멸성, 미래 등 예상을 뛰어넘는 여러 화두들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이 촘촘한 이야기망은 장애인의 온전한 삶을 가로막는 이 세계의 모든 미세 장벽들을 포획하는 거미줄과도 같다. 이 탁월하면서도 난삽하고, 진중하면서도 호쾌한 회고록에서 독자들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일상을 조직하는 힘이 어떻게 운동이 되며, 그 운동이 어떻게 다시 삶을 바꿔내는지도. 무엇보다, 앨리스 웡의 이야기는 우리를 방구석에서, 침대에서, 주방에서, 화장실에서, 카페에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서, 팟캐스트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심지어 글쓰기에서 펼쳐지는 장애운동의 현장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어쩌다’ 활동가가 된 뮤턴트의 기원 설화:
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1974년, 크립턴Cripton 행성에서 온 한 아기가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교외에 당도했다. 여자 아기였고 중국계 이민자인 엄마 웡씨와 아빠 웡씨 부부의 소생처럼 보였다. …… 지구 중력의 힘 때문에 아기는 고개를 잘 들지 못했다. 그래서 네 발로 길 수 없었던 아기는 앉아 있는 단계에서 [기는 단계 없이] 걷는 단계로 직행했다. 어리둥절해진 엄마 웡씨와 아빠 웡씨는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아기가 크립턴 행성에서 온 뮤턴트mutant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29쪽)


근육장애의 일종인 선천성 근위축증을 가지고 태어난 앨리스 웡은 자신의 출생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는 SF 덕후인 그가 직접 쓴 ‘기원 설화’로, 이 설화에서 그는 돌연변이를 뜻하는 ‘뮤턴트’나 불구를 뜻하는 영어 단어 ‘crip’에 착안한 ‘크립턴’이라는 언어를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설명한다. 여느 아기들과 달리 기는 단계 없이 앉아 있다가 곧바로 걷는 단계로 넘어갔던 것은, 그 자신이 말하듯 네 발로 있을 때 목이 머리를 받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예후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형의 근위축증을 진단받게 된다. 선천적인 장애 때문에 앨리스 웡은 약함, 결함, 병리, 비정상 같은 단어들과 늘 결부되어 살았다. 그것이 자신의 인간성을 어떻게 해치고 공격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도, 그런 단어들이 차차 힘과 저항의 원천으로 바뀌어가던 시절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장애는 점차 진전되었고, 여러 기계들을 주렁주렁 매달게 된 그의 신체는 점점 더 “사이보그로서” 진화해간다.

그는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고관절 이형성증이 생겨 수술을 받았고, 그 때문에 수술 이후에는 뒤뚱뒤뚱 불완전하게 걸을 수밖에 없었다. 열네 살 때는 심각한 척추측만증으로 폐가 압박되어 척추유합술을 받았고, 수술 내내, 그리고 수술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기계식 호흡기에 연결되어 있어야 했다. 결국 그는 횡격막이 크게 약해져 영구적으로 호흡기를 쓰게 된다. “코끼리처럼 긴 코를 가진 앨리스 웡의 모습”,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보는 [이중형 양압기인] 바이팹BiPap을 착용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는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되어온 ‘호흡 투쟁’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그는 평생 기계식 호흡기(바이팹)를 착용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던 그 순간을 자신의 삶에 닥쳤던 또 한 번의 변곡점으로 기억한다. 난생처음으로 휠체어 이용자가 되었던 때처럼.

활동가나 사회운동가가 되는 것은 결코 꿈이나 장래희망일 수 없었다. 장애로 인해 여러 가지의 존재론적 위협을 중층적으로 안고 살아가야 했던 그에게 운동이란 자신이 선택하기도 전부터 삶에 이미 존재했던, 필연적인 ‘모드’였다. 장애에 적대적인 비장애중심주의적 세계가 그를 사회운동의 세계로 ‘징집’한 셈이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저는 늘 활동가였다고 생각해요. 비장애인의 세계에서 그저 살아가고 존재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그의 이 말은 장애인차별과 장애인혐오가 만연한 이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런 세계에서 누군가의 삶은 삶 그 자체로 운동이며, 살아가는 매 순간들이 투쟁이다. 활동가가 되기도 전부터 장착되어 있던 활동가 모드는 그가 삶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일굴 수 있도록 해주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그 존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다. 앨리스 웡이 이 회고록에서 나누고자 하는 것은 아주 어릴 적부터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려온 그런 지혜들이다.

접근성, 공동체와 사랑의 실천:
미국장애인법ADA을 넘어서

“제가 비장애인들에게 나눌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 접근성은 단지 미국장애인법을 준수하느냐의 문제를 훨씬 넘어선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접근성은 우리 모두가 책임을 가져야만 하는 무언가예요. 그리고 접근성은 우리 모두가 이런저런 방식으로 서로에게 제공할 역량이 있는 것이기도 해요. …… 공식적인 기관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정말 진지하게 우리의 공동체를 소중히 생각한다면 서로에게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어요.” (82쪽)


장애인은 매 순간 “나를 위해 지어지지 않은 적대적인 세상”에 산다. 굳이 대중교통 접근성까지 논할 필요도 없이, 무언가를 먹고 마시는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행위를 할 때조차 그렇다. 이런 작은 접근성 하나조차 귀하고 힘들게 싸워서 획득해야만 한다. 앨리스 웡은 자신이 대학에 다니기 위해서만도 얼마나 많은 부침을 겪어야 했는지 이야기한다. 요컨대 첫 사회생활과 다름없었던 캠퍼스 라이프는 그가 접근성의 문제를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겪어나간 최초의 계기였다.
그가 대학에 입학했던 1992년은 고용, 공공서비스, 편의시설, 통신 및 교통수단 이용 등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인의 사회참여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장애인법ADA(1990)이 통과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러나 장애인 당사자의 세세한 필요를 충족하기에 법은 듬성듬성했다. 심지어 사립학교들은 법을 느슨하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허용받았다. “기본적으로 캠퍼스 전체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딱 하나뿐이었던 거야. 건물들도 휠체어 접근성이 없는 곳들이 있어서, 내가 수업을 들어야 할 건물들이 어디여야 할지에 대해 학교 측은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야 했어. 내가 장애인 기니피그 역할을 하는 셈이었지. 어디를 갔는데 내가 그곳의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는 게 나한테는 드문 일이 아니야.” 부푼 꿈으로 시작되었던 그의 대학 생활은 결국 자퇴로 끝을 맺게 된다. 메디케이드가 보장하는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삭감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한편, 대학원 과정으로 입학한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는 한동안 깊은 무력감에 빠졌던 그에게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는 ‘가능성’의 메시지를 심어준 곳이었다. 당시 UCSF는 접근성과 편의제공 면에서 매우 뒤떨어진 곳이었지만, 각 분야의 담당자들이 그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 주차, 교통, 시설 설계, 건축, 디자인 등의 담당자들과의 교류와 협업은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주택 개조, 접근 가능한 화장실 확보, 엘리베이터의 수평 버튼 설치 등 앨리스 웡의 개인적인 필요에서 시작된 조정들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실현하며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편의에 크게 기여했다. 사람들과 연결되고 변화를 일구는 데 능한 앨리스 웡에게 접근성이란 다름 아닌 사랑의 행위이자, 상호의존에 기반한 공동체적인 역량이다. 접근성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크립 컬처’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장애운동가들이 선사해준 것이기도 하다.

접근성이 짐이나 부담이 아닌 “일상에서의 실천과 생활”이 되려면, 그 개념 자체를 “법 준수”와 “장애인 권리 프레임” 너머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앨리스 웡의 확고한 신념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장애인 커뮤니티) 내부와 외부를 가로지르는 운동이며, 그가 보기에 이것은 그 자체로 사랑의 실천이다. “우리가 누구를 사랑하고 어떻게 사랑하는지는 본질상 정치적이다. 우리는 행동과 활동을 통해 명시적으로, 또 은밀하게 우리가 동류이고 동지임을 선언한다. 쉬운 일도, 간단한 일도 아니지만 모두가 날마다 자신의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사람을 찾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운동으로서의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으로서의 운동:
더 난삽하고 더 크립하게

“당신은 장애에 대해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특히, 불편하고 어렵고 부끄럽고 엉망진창인 이야기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351쪽)

“장애 가시화 프로젝트는 제가 장애인의 대표성과 관련해 너무 좌절해서 만들어진 것 같아요. 역사에서도 그렇고, 미디어와 대중문화에서도요. 우리[장애인]의 역사는 어디 있죠? 왜 우리의 이야기는 주류가 아니죠?” (305쪽)

“목표는 소박했어요. 친구들, 제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할 생각이었죠. 정말 이런 이야기들을 다 포착하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명사나 대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니까요. 제게는 이게 운동의 한 형태예요. 우리 삶의 경험을 정말로 증폭시켜주니까요.” (306쪽)


장애운동과 장애인 커뮤니티는 취약한 이들이 닻을 내릴 수 있는 장소이며, 세대 간 지혜의 보고이다. 또한 공동체는 법의 손길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을 세심히 살피며 케어하고, 삶의 작지만 중요한 부분들을 캐치해 실질적인 변화를 함께 일궈내는 창조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앨리스 웡은 운동의 이 활력을 포착해내고 확산시키는 탁월한 ‘스토리텔링’의 역량을 지니고 있다. 그는 장애 가시화 프로젝트Disability Visibility Project라는 온라인 기반의 활동을 통해 오랜 기간 장애인 당사자의 구술사를 아카이빙해왔다. 이는 비장애인과 중심의 지배적 서사(형식)가 누락하는 ‘다른 삶’들을 그야말로 ‘가시화’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앨리스 웡은 정상성의 규범에서 벗어난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이 사회에 더 많이 출몰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풍부한 스토리텔링 자체가 운동의 중요한 한 부분이자 과정인 셈이다.

그에게 스토리텔링이란 곧 운동이며, 운동은 곧 스토리텔링이다. 일기와 에세이, 매체 기고글, 대화 및 팟캐스트, 사진, 그래픽, 장애인 예술가와 아시아계 이민자 예술가들에게 의뢰해 받은 일러스트 등을 모은 매시업mash-up 내지는 스크랩북 스타일의 이 회고록 역시 그런 스토리텔링의 일종이다. 그는 운동의 도구와 자원을 통해 더 많은, 더 다채로운, 더 역동적인 장애의 서사가 풀려나오는 세계를 꿈꾼다. “감동과 영감을 주고, 예외적이고, 영웅적이고, 천사 같고, 역경을 딛고 용기를 주는” 유의 ‘모범적 소수자’ 서사로 수렴되지 않는, 장애인의 실제 삶 경험과 그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차이들이 생생히 드러나는 난삽하고 불규칙한 이야기 다발들 말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정체성, 다양성, 교차성 등과 같은 개념은 중요하지만, 때로 그런 언어들은 장애인의 삶을 생생히 담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앨리스 웡은 “그런 협소한 용어로만” 장애인을 보려는 시도, 그런 구호들을 동원해 그저 “구색 맞추기” 식으로 장애인의 이야기를 끼워 넣으려는 시도들을 그 무엇보다 경계하고 비판한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의 스토리코프 녹음실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구술사 아카이빙 작업은 물론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의 스토리코프 녹음실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그는 라디오나 팟캐스트 같은 음성 기반의 매체에 존재하는 비장애중심주의적 경향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한다. 다시 말해 더듬는 소리, 혀짤배기 소리, 가래 끓는 소리,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목소리나 음성들이 충분히 들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런 소리들을 결코 누락하지 않는 라디오 방송이 더 많아지기를 기원하며, 장애인들이 등장하고, 제작하고, 기획과 행정 업무를 책임지는 라디오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지침과 조언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라디오 도구를 크립하기”).

“나는 우리가 공공 라디오의 목소리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는 표준 목소리를 교란하고 싶다. 우리가 내는 소리와 단어가 더 집중해야만 들을 수 있는 것일지라도, 우리의 이야기는 그런 노력을 기울여 들을 가치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319쪽)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
: 돌봄과 취약성, 상호의존에 관한 진짜 이야기

“정의와 해방을 위해 싸우는 것은, 우리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억압하고 처벌하는 모든 시스템을 철폐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 (374쪽)

“팬데믹 기간 동안 불평등한 백신 접근권, 그리고 어떤 집단은 처분해버려도 되는 존재라고 여기는 우생학적인 정책과 태도에 맞서 소리 지르고 할퀴고 싸우다 보니, 문득 제가 겪은 모든 일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쪽)


앨리스 웡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이 회고록을 썼다. 팬데믹 시기에 이뤄진 적대적이고 가차 없는 결정들은 그로 하여금 이 책을 쓰도록 추동했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여러 에피소드들에서 우리는 팬데믹이 알려주는 일련의 끔찍한, 공포스러운 진실을 깨닫게 된다. “우생학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나 있었던 고릿적 유물이 아니다. 우생학은 지금도 버젓이 살아 있고 우리 사회의 문화, 정책, 실천 속에서 뿌리 깊게 작동하고 있다.” 팬데믹은 우생학이 언제든 규칙이 되고 사태의 옮고 그름을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모두에게 선명히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경제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사회적으로 용인 가능한 손실’로 여겨져 희생될 사람들이 누구일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흑인, 아시아인, 원주민, 빈민, 장애인, 노인, 비만인, 만성질환자, 노숙인, 수감자, 면역계 손상자들이 바로 그 희생자들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앨라배마주와 워싱턴주를 비롯한 몇몇 주들은 장애인이나 만성질환자들을 차별하는 트리아지triage[위기나 응급 상황에서 생존 가능성에 따라 환자를 분류하는 체계] 권고를 내놓았고, 장애인 권리 단체들은 이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런 식의 배급식 의료 담론을 주도한 것은 피터 싱어 같은 생명윤리학자들과 철학자들이었는데, 그들은 온갖 논변과 사고실험을 이용해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누가 살고 누고 죽어야 하는지를 논했다. 앨리스 웡은 이런 담론이 정작 장애인 환자, 장애인 의사, 장애인 생명윤리학자, 장애인 철학자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했다고 지적한다. ‘누가 살고 누가 죽어야 하는지’는 곧 ‘살릴 가치’가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더 나은 ‘삶의 질’을 지닌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서의 ‘삶의 질’이라는 개념 자체의 편파성과 폭력성은 거론되지 않는다. 장애인과 같은 취약한 이들의 삶의 질을 판단하는 주체는 장애인들이 아닌 비장애인들이다. 다시 말해, 이 개념에는 장애인들이 자신과 자신의 삶의 질에 대해 내리는 평가가 누락되어 있다. 앨리스 웡은 이 개념이 가정하는 것, 즉 장애의 삶을 오로지 고통으로 환원하는 사고를 질문에 부치며, 이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안전망을 메워주고 사람들을 구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역설한다.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서의 ‘삶의 질’이라는 개념 또한 건강하고 ‘좋은’ 삶은 장애, 고통, 통증이 없는 삶이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나는 장애, 고통, 통증 모두를 아주 가까이에 두고 살아간다.

하지만 나는 나의 경험과 인간관계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내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느낀다. 취약한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가장 강하고 가장 상호의존적이고 가장 회복력이 좋은 사람들일 수 있다. 우리는 …… 서로를 위해 나타나주고 함께 있어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 우리는 정부가 우리를 구해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풍성함과 지혜와 기쁨과 사랑으로 우리 자신을 구할 것이다.” 앨리스 웡이 팬데믹 시기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돌봄과 취약성, 상호의존에 관한 메시지다. 취약한 존재들을 낙인찍고 차별하는 뿌리 깊은 비장애중심주의는 자립성과 상호의존을 생각하는 우리의 편협한 방식에서 비롯된다. 그는 자립성을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태로 받아들이는 통념을 거부하며, 그것이 ‘내 일에 대해 내가 스스로 방향을 잡을 수 있고 나에 대한 돌봄을 스스로 지휘할 수 있는” 힘에 가깝다고 본다. 자립성에 대한 이런 정의를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율성이다. 장애에 적대적인 사회가 취약한 신체 기능을 지닌 존재들에게서 박탈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자율성이다.

회고록은 왜 미래에서 날아왔을까:
‘미래 없는 존재’에서 ‘미래를 여는 존재’로

“팬데믹 전에도 나는 내 평생의 대부분 동안 알고 있었어. 우리 자신 말고는 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와주지 않는다는 걸 말야. 국가도 의산복합체도 우리를 위해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거든. 제길, 비장애인이 이걸 생각하게 되려면 얼마나 많은 사고와 죽음이 더 필요한 걸까? 팬데믹은 비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게 되면 접근성이 조금이나마 열린다는 걸 알려주었지.” (431~432쪽)

“그들은 대대적으로 역량을 박탈하는 이 사건의 한복판에서 우리의 진실을 질식시키고 싶어 해. 신탁을 전하는 예언자들은 온갖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멸종되기를 거부하는 좀비 도도새가 아닐까?” (432쪽)


코로나19 팬데믹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장애인들은 우생학적 논리에 맞서 저항해온 긴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례로, 앨리스 웡이 언급하는 (맥에디트사의) 유전자 편집 기술Human Gene Editing은 장애가 없는 상태를 최고의 선으로 가정하면서, 자신에게 결함이 있다고 인식하지 않고 살아온 모든 장애인들을 모욕한다. 이는 ‘문화적 제노사이드’로서, 장애인을 넘어 아동, 노인, 특정 인종의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내포한다. 코로나19 시기에 횡행한 어떤 생명은 살 가치나 구할 가치가 없다는 담론, 사회적으로 용인 가능한 손실이라든가 고위험이라는 용어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장애나 질병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결함의 상태로, 혹은 존재한다면 반드시 제거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은 ‘미래 없는 존재’이며, 장애는 우리의 미래에서 추방되어야 한다. ‘장애’와 ‘미래’는 공존할 수 없다. 앨리스 웡은 이런 담론에 저항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번에도 스토리텔링이라는 도구를 소환한다. 장애인을 ‘신탁 예언자’로 칭하며 허구의 미래를 상정하는 시도는 장애인을 미래 없는 존재로 간주하는 우생학에 재치 있게, 그러나 적확하게 맞선다.

그는 장애인에게서 비장애인이 느끼고 포착하지 못하는 사회적 부정의, 차별, 억압을 예리하게 간파해내는 지혜로운 선지자의 형상을 본다. 코로나19 이후 급속도로 확산된 비대면 화상 미팅이나 원격 근무 같은 접근성 확보 시도들이 사실상 장애인들이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주창해온 요구라는 점만 보더라도, ‘신탁 예언자’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앨리스 웡이 풀어나가는 ‘신탁 예언’의 스토리텔링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다른 미래의 가능성일 것이다. 그 이야기 속에서 그는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후인 2070년을 살아가는 장애인 신탁 예언자가 되어, 2020년대 지구 행성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바라보고 있다.

미래를 살고 있는 그 장애인들이 보기에 (그들에게는 이미 과거가 된) 지금의 이 지구 행성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은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누구를 배제하며 나아가려 하고, 그 미래에서 배제된 이들은 누구인가? 만일 독자들이 앨리스 웡을 비롯한 장애인 신탁 예언자들이 먼저 열어젖힌 그 미래를 거울 삼아 지금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리하여 그 신탁 예언자들의 지혜를 오롯이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 행성이 훨씬 더 존엄하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이 독특하고 못 말리는 활동가의 회고록이 ‘미래에서 날아온’ 이유일 것이다. 다른 시대를 뚫고 날아올 만큼 절박한 진실이 우리를 기다린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저자/출판사 앨리스 웡 , 김승진 ,오월의봄
크기/전자책용량 140*210*30mm
쪽수 500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06-28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관련 상품

배송안내

- 배송비 : 기본 배송료는 2,000원입니다. (도서,산간,오지 일부 지역은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1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입니다.

- 본 상품의 평균 배송일은 2일입니다.(입금 확인 후) 설치 상품의 경우 다소 늦어질 수 있습니다.[배송 예정일은 주문 시점(주문 순서)에 따른 유동성이 발생하므로 평균 배송일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본 상품의 배송 가능일은 7일입니다. 배송 가능일이란 본 상품을 주문하신 고객님들께 상품 배송이 가능한 기간을 의미합니다. (단, 연휴 및 공휴일은 기간 계산 시 제외하며 현금 주문일 경우 입금일 기준입니다.)

교환 및 반품안내

- 상품 택(tag)제거 또는 개봉으로 상품 가치 훼손 시에는 상품수령후 7일 이내라도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합니다.

- 저단가 상품, 일부 특가 상품은 고객 변심에 의한 교환, 반품은 고객께서 배송비를 부담하셔야 합니다(제품의 하자,배송오류는 제외)

- 일부 상품은 신모델 출시, 부품가격 변동 등 제조사 사정으로 가격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 신발의 경우, 실외에서 착화하였거나 사용흔적이 있는 경우에는 교환/반품 기간내라도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 합니다.

- 수제화 중 개별 주문제작상품(굽높이,발볼,사이즈 변경)의 경우에는 제작완료, 인수 후에는 교환/반품기간내라도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 합니다. 

- 수입,명품 제품의 경우, 제품 및 본 상품의 박스 훼손, 분실 등으로 인한 상품 가치 훼손 시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 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 일부 특가 상품의 경우, 인수 후에는 제품 하자나 오배송의 경우를 제외한 고객님의 단순변심에 의한 교환, 반품이 불가능할 수 있사오니, 각 상품의 상품상세정보를 꼭 참조하십시오. 

환불안내

- 상품 청약철회 가능기간은 상품 수령일로 부터 7일 이내 입니다.

AS안내

- 소비자분쟁해결 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 A/S는 판매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미지 확대보기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닫기

비밀번호 인증

글 작성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닫기

장바구니 담기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찜 리스트 담기

상품이 찜 리스트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 장바구니
  • 최근본상품
  • 위로
  • 아래로

최근 본 상품

  •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마스크제공)
    27,000 24,300
  • 일상의 소녀 (마스크제공)
    일상의 소녀 (마스크제공)
    22,000 19,800
0/2
마이홈
고객센터

02-835-6872평일 오전 10:00 ~ 오후 06:00
점심 오후 12:30 ~ 오후 01:30
휴무 토/일/공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