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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산책길에서 만나는 그늘 이야기
옷을 늘어뜨리고 나를 기다리는 그늘
햇빛이 반짝일수록 제 모습을 보여주는 그늘
그늘을 알맞게 드리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요
그림책 『꽃.사과』와 『이렇게 같이 살지』를 펴내며 줄곧 꽃과 나무를 노래해 온 김윤경 작가가 이번에는 길을 걸으며 만난 ‘그늘’을 노래합니다. 그림책향 마흔 번째 그림책 『그늘 산책』은 ‘산책’ 하면 쉽게 떠오르는 꽃과 나무 같은 싱그러운 자연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로 ‘그늘’입니다. 걷다 보면 산과 호수, 나무와 꽃, 새와 곤충들이 햇빛에 반짝이는데, 그 반짝이는 아이들은 모두 그늘 옷을 입고 있으며, 그 아이들이 옷을 땅에 떨어뜨리고 작가를 만나러 온다고 해요. 우리도 함께 길을 걸으며 그 아이들을 만나보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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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옷을 늘어뜨리고 나를 기다리는 그늘
누구나 길을 걸어요. 어떤 사람은 어디론가 가려고 걷고, 어떤 사람은 그냥 걸어요. 빨리 걷기도 하고, 천천히 걷기도 해요. 꽃과 나무를 바라보며 걷기도 하고, 생각하느라 아무것도 못 보며 걷기도 해요. 그냥 걷는 일과 산책은 조금 달라요. 산책은 즐겁게 걷는 일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공원이나 숲길을 걸어요. 걸어서 즐겁고, 즐거우니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지요. 오늘 만나는 아이의 산책은 조금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 줍니다.
노오란 햇살이 가득한 날, 아이가 집을 나서며 힘차게 걸어갑니다.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지기를 기다립니다. 햇빛이 따가운지 신호등이 만들어준 그늘에 섰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이 하나뿐입니다. 틀림없이 아이뿐인데, 글은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말합니다.
기다리는 그늘
건너가는 그늘
그림을 다시 보니 정말 아이 혼자가 아니었어요. 아이는 신호등을 기다리고, 신호등은 그늘 옷을 길게 늘어뜨리고 아이를 기다렸습니다. 신호등이 아이를 기다렸다니, 신호등도 친구가 그리웠나 봅니다. 신호등을 건넌 아이는 이제 다리를 건너갑니다. ‘건너가는 그늘’과 함께 말이에요. 아이는 마을을 벗어나 드디어 공원에 다다릅니다.
햇빛이 반짝일수록 제 모습을 보여주는 그늘
산책길에 나뭇잎이 하나 떨어졌어요. 아직 잎이 떨어질 때가 아닌데 왜 떨어졌을까요? 그늘 때문입니다. ‘나를 만나러 온 그늘.’ 아마 나를 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어 그랬나 봐요.
공원의 정자에는 그늘이 하나가 아니에요. 어떤 그늘이 있을까요? 정자 지붕 그늘 하나, 누워 있는 사람 그늘 하나, 마루 밑 그늘 하나, 강아지 그늘 하나, 신발 그늘 하나. 한 곳에서도 이렇게 많은 그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꽃밭에서도 그늘을 만납니다. 꽃을 보느라 쉽게 눈치 채지 못하지만, 아이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그늘을 꽃에서 발견합니다. ‘활짝 핀 그늘.’ 다시 보니 정말 그늘도 꽃처럼 활짝 피었습니다.
작은 꽃에는 ‘작게 핀 그늘’이 있고, 긴 의자 아래에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늘’이 있어요. 버드나무에는 ‘한들한들 늘어진 그늘’이 고양이 낮잠처럼 있습니다.
‘엄청나게 큰 그늘’이 있는가 하면, ‘아기 그늘’도 있어요. 산이 그늘 옷을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산그늘은 마을도 덮고, 길도 덮고, 들판도 덮을 만큼 커다랗습니다. 이제 막 땅에서 나온 나무는 아기 그늘을 입고 있어요. 계단을 내려오는 아이가 보입니다. 아이는 ‘피아노 치는 그늘’을 만나는 중입니다.
그늘을 알맞게 드리운 세상이 아름다워요
아이가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늘도 집으로 돌아갑니다. 햇빛이 진 자리에 그늘이 가득 내려앉습니다. 밤은 그늘의 집입니다. 그늘이 가득 들어차서 세상은 온통 깜깜합니다. 그 그늘을 별들이 입습니다. 그늘은 별들의 옷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반짝거리는 것들한테는 언제나 그늘이 있어요. 빛으로 가득해 너무 밝기만 하면 제 모습은 사라져 버려요. 그늘이 있을 때 비로소 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어요. 햇빛이 여러분 얼굴을 가득 채울 때를 떠올려 보세요. 너무 하얘서 누구 얼굴인지 알아볼 수 없잖아요. 그래서 산책길에서 만나는 산과 호수, 나무와 꽃, 새와 곤충들은 제 모습을 더 잘 보여주려고 그늘 옷을 입고 다닌답니다. 화가 모네도 햇빛이 밝은 날보다는 알맞게 구름 낀 날을 더 좋아했다고 해요. 그런 날에야 나뭇잎과 꽃잎과 줄기와 가지가 더 또렷하게 보이니까요.
사람들은 ‘그늘’ 하면 어둡고 슬픈 면을 먼저 떠올리며 ‘그늘’ 말고 ‘빛’이 되라고 해요. 빛과 그늘은 처음부터 둘로 쪼갤 수 있는 물건이 아닌데도 말이에요. 빛이 있으니 그늘이 있고, 그늘이 있으니 빛이 있어요. 그늘을 알맞게 드리운 세상이 더욱 반짝여요. 눈부시게 아름답지 않고, 눈이 편안하게 아름다워요.
우리 그림책 『그늘 산책』은 편안하게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줍니다. 이제 여러분도 김윤경 작가와 함께 ‘그늘 산책’ 한번 나가 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