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외로움과 고단한 일상을 간결하게 담아낸 시집이다. 출퇴근길, 주말, 불뚝 나온 뱃살처럼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온갖 도파민 자극제에 둘러싸여 감각은 무뎌져 가는데 역설적으로 “심감대”는 발달한 현대인의 일상을 재치 있게 그려 냈다. 별반 다를 것도, 딱히 특별하지도 않은 우리의 이야기는 시인의 예리한 시선 속에서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머리글

교통사고Traffic Accident
소심남의 잠자리A timid man’s bed
전염병Contagion
휴일Day off
자연Nature
대지Earth
시골의 달The moon of countryside
무기Weapon
생명의 반대말The opposite word of life
엇나간 자식을 둔 부모에게 주는 위로
Consolation to parents whose children have gone astray
자본주의Capitalism
올챙이Tadpole
도시City
50대 아저씨Man in his 50s
고독Loneliness
자식과 어머니Children and mother
얼음행성An ice planet
눈이 내린 아침Snowy morning
무제 1Untitled 1
그리다Miss
휴식Taking a break
하루의 끝End of the day
4월 어드메쯤Sometime in April
삶의 터전Living foundation
운명Destiny
당신의 의미Your meaning
구원Redemption
롱스커트를 입은 여인
A woman wearing a long skirt
미니스커트Mini skirt
장마The rainy season
소Cow
전장Battleground
관조Looking at
출가Becoming a buddhist monk
시작The beginning
성장Growth
군집Flock together in groups
관상의 실종 시대Times in which physiognomy disappeared
로맨스의 이유The reasons for Romance
또 주말Weekend comes again
숫자Numbers
내면 사냥Inner hunt
기도Pray
아재의 슬픔Old man’s sorrow
고급차Luxury car
심감대A mind sensing zone
사진Photo
소유Possession
멋진 여자A gorgeous woman
배롱나무꽃Flower of Lagerstroemia(The crimson flower)
기다림Waiting
살아있는 이유Reason to be alive
즐거울 수 있다면If only we could be pleased
사장의 출퇴근CEO’s commute
코로나COVID-19
무제 2Untitled 2
껍데기The shell(Appearance)
뻐꾸기와 매미Cuckoo and Cicada
인생Life
빨간 날A red letters day
한 끗 차이A slight difference
사유Pensiveness
커피 친구 소주Soju, coffee’s friend
웃기는 세상The world makes me laugh
현자A wise man
위안Comfort
지옥에서 살기Living in hell
살과 뼈Flesh and bones
고래의 꿈Whale’s dream
결혼의 이유Reasons for marriage
낙천주의자를 꿈꾸며Dreaming of being an Optimist
시들시들Wither wither
나이 대별 윗대에 대한 감흥Inspiration for older people in each age group
짤 중독Addiction of short-form contents
양말의 비밀The secret of socks
에너지 이론Energy theory
시간의 힘Power of time
똑딱똑딱Tick ??tock
사랑The love
가장들Breadwinners
예의 바른 일본 사람들The Japanese people who are polite
관계Relationship
토끼Rabbit
편의점Convenience store
출근의 의미The meaning of going to work
혓바늘The sore on my tongue
어느 가을날One autumn day
상실의 시대The era of loss
밤 산책Night walking
만추Late autumn
칠십억 길7 billion ways
천천히 Slowly
삶Life
기다림의 색The colors of waiting
사람의 상처People’s wounds
만남The meeting
김치Kimchi
부모와 자식Parents and children
나I
땅 욕심Greed for land(Desire of field)
정답Right answer
시인의 침묵A poet’s silence
민족성Ethnicity
역사의 진보Progress of history
겨울Winter
나의 해방일지My Liberation Notes
연탄 봉사The briquette delivery volunteer
목장갑 짜는 기계A machine for weaving work gloves
날씨Weather
도반Do-ban(The companion who cultivate the moral sense together)
바깥양반의 송년Year-end of my husband
개Emphasis prefix ‘Ge’(which means ‘so’/as same Korean pronounciation with ‘Dog’)
노인의 식탁Old man’s table
인간세상The human world
시간Time
악인의 전성시대The golden age of the Wicked
디스토피아Dystopia
등대Lighthouse
중년아재 1Middle-aged man 1
늙은 엄마My old mother
중년아재 2Middle-aged man 2
숙취Hangover
쉼Taking a rest
인공지능A.I.
예술의 이해Understanding of art
주인공The main character
잘 산 인생A good life
로드무비Road movies
겨울병Winter sickness
걷는 이유Reasons for walking
내 맘대로 몸관리Taking care of body the way I want
컨슈머 걸A consumer girl
각방Sleeping in separated rooms
숨바꼭질Hide and seek
사량꾼Love hunter
어느 도시A city
이별Breakup
최우수상Grand Prize
밤 술, 낮 차 1Drinking at night, tea during the day 1
3의 위엄Majesty of 3
MBTI가 F인 사람People whose MBTI is F
어쩌다 마주친 슬픔The sadness I encountered by chance
늦게 안 두려움A fear I found out late
호모 스토리우스Homo storius(The human species with stories)
밤 술, 낮 차 2Drinking at night, tea during the day 2
중성Neutrality
그냥 살기Just living
미워할 상대Someone to hate
자기 합리화Self-justification
만 보 걷기Walking 10,000 steps
거짓말Lie
허벅지Thigh
크싼티페Xanthipe
공공근로Public job
Q&AQ&A
바벨탑The Tower of Babel
모닝커피Morning coffee
욕Swear words
구례의 봄Spring in Goo-rye
봄이 좋은 이유The reason why I love spring

- 모진 밥벌이에 치여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는 우리
- 예민해진 신경과 버석한 마음을 툭툭 달래는 시

인류 역사상 가장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이지만, 밥벌이는 왜 여전히 모질까. 주중에는 정신없이 일거리에 쫓기고, 주말에 간신히 숨 돌리는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몸은 축나고 마음은 낙엽처럼 메마르고 예민해진다.

『호모 스토리우스』는 현대인의 외로움과 고단한 일상을 간결하게 담아낸 시집이다. “숙소 같은 집에서 눈 붙이고, 전쟁터 같은 직장으로/쳇바퀴 도는 일상”(「도시」)과 ‘꼬물꼬물 일하고 사고 치고 시끄럽게 떠드는’(「올챙이」) 삶이 간결한 언어로 묘사되어 있다.

주말 빨간 날
내 영혼을 돌보는 날
주중이 되면 다시금 피폐해지고
반복되는 일상

나에게 구원은 있는가?
- 「구원」 전문

위의 시는 현대 직장인들이라면 백번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주말만 바라보며 주중을 살아내지만 지친 현대인의 영혼을 달래기에 이틀은 너무나 짧다. 과연 구원은 있는가 한탄하는 마지막 행은 일요일 저녁 직장인의 심경을 대변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온갖 자극에 노출되어 살지만 현대인들은 “돌멩이 같은 얼굴”(「관상의 실종 시대」)로 살아간다. 감각은 무뎌져 가는데 역설적으로 “심감대”(「심감대」)는 발달한다.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은 메마른 표정 뒤로 외로움은 깊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복작대는 가운데 있어도 기댈 수 있는 어깨는 없다. 총탄, 생활고가 아닌 외로움이 사람이 죽이는 시대다.

시인은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하루하루, 찰나의 심상을 건져 낸다. 너무 사소해서, 너무 흔해서 나조차 잊고 있던 이야기를 보여 주며 말한다. 우리 모두는 사소하든 시시하든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는 ‘호모 스토리우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