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세계
어떤 시가 순수하게 사실만으로 써질 수 있을까? 그 문제는 사실 뒤의 진실마저도 사실적인 표현을 통하여 보여야 한다는 것이겠다. 이것은 예술로서의 시가 형식의 문제이지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는 예술의 본질적인 것과 관련된 문제이다. 진실은 비물질적인 것이고 정서적이지만 그 진실이 사실이 되면 이제 논리적인 대상이 되는 것이다. 마음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몸을 사용하여 밖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마음이란 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알려질 수 있는 것이다. 문학이 기호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때, 기호란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것이다. 형식을 다른 말로 하자면 바로 몸이다. 모든 사물은 형식이며 인간의 삶은 형식을 공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로부터 예술이 형식의 문제라는 것이 밝혀진다. 리얼리즘이란 그러한 참여적인 태도를 취하기 마련이다. 여기 소개하는 이성혜 시인의 시편들은 그러한 예술의 형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하여 굳이 말하거나 이해시키려 들지 않는다. 아주 냉정하게 현실의 일부분을 찍어 도려내어 보여줄 뿐이다. 시인의 기교는 탁월하고 이미지 조형술은 시의 최우선인 언어의 총화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언어를 과감하게 부리고 언어와 언어들의 에로티즘이 황홀하다. 시인이 다루는 제재가 현실 참여시와 다르다고 하여 리얼리즘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 최종천(시인) 해설 중에서
도서명 | 신을 잃어버렸어요 (마스크제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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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출판사 | 이성혜 ,푸른사상 | ||
크기/전자책용량 | 128*205*8 | ||
쪽수 | 144쪽 | ||
제품 구성 | 상품상세참조 | ||
출간일 | 2024-04-22 | ||
목차 또는 책소개 | 상품상세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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