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훈민정음, 민족의 뿌리와 자존심을 지켜내다!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그리고 간송 전형필의 만남
올해는 한글 창제 580주년, 한글의 제자원리가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이 반포된 지 577년이 되는 해이다. 한글은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해 준 최고의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껏 한글을 사용하는 오늘이 있기까지 과정은 절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본제국이 식민통치를 강화했던 1930년대, 일제는 민족말살정책의 하나로 우리 말과 글의 사용을 금지했다. 더욱이 훈민정음과 관련한 문헌은 모두 불태우거나 훼손해 역사 자체를 부정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어용학자들은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글의 제자원리를 두고 몽골 문자를 본떴다거나, 세종대왕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중 창살을 보고 ‘ㄱ, ㄴ, ㄷ, ㄹ, ㅁ, ㅂ’을, 문고리를 보고 ‘ㆆ, ㅎ, ㅇ’을, 창호지가 찢어진 모양을 보고 ‘ㅅ, ㅿ’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은 과학적인 언어가 아니라 우연히 만들어진 언어라고 깎아내렸다. 국어학자들은 한글이 세계 어느 문자보다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라 생각했지만 정확한 원리를 설명하는 문헌적 근거가 없어 제자원리를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일본의 억측에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의 내용을 밝히는 기사가 신문에 연재되기 시작한다. 1446년에 발간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 사실을 알린 뒤 정인지 등의 학자들과 함께 창제 목적과 글자의 원리, 사용법 등을 설명한 한문해설서다. 그러나 5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해례본의 행방을 알 길이 없었다. 소문과 추측만 무성했던 해례본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문화유산 수호자’라 불린 간송 전형필 선생 덕분이었다.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편안한 삶 대신 우리 민족의 뿌리를 지키는 데 앞장선 간송이 역사 기록에만 남아 있던 해례본을 지켜낸 것이다. 그는 수소문 끝에 당시 기와집 수십 채에 해당하는 돈을 주고 해례본을 사들이면서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명확한 창제 원리와 문자를 조합해 표기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으로 한글에 관한 온갖 억측을 일축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 제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존 및 보안 등의 문제로 단 몇 차례만 한시적으로 공개했다. 십여년 전『훈민정음』상주본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해례본과 비교했을 때 훼손되거나 떨어져 나간 부분이 많고 최근 화재로 인한 소실 의혹 등으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따라서 원본 상태와 전문을 확인할 방법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영우)이 소장한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일하다.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간송, 나라의 보물을 국민과 나누다!
577년 만에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훈민정음” 해례본, 그리고 언해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을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가온누리(대표 조현수)와 함께 577여 년의 역사를 지닌 『훈민정음” 해례본을 복간하여 나라의 보물을 국민과 나누는 일에 동참하기로 했다.
2015년 교보문고에서 1차 복간본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언해본과 함께 복간돼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가온누리 출판을 통해 제작되고 유통될 이번 복간사업은 간송미술관에 보관하고 있는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을 정밀한 고증과 작업을 거쳐 현재 상태로 재현하는 것이다. 언해본은 문화재청이 국어사학회와 함께 복간한 것을 실제 책으로는 처음 펴내는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복간사업으로 제작한 복간본(원본을 복제한 책)은 기존에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복제품과는 격이 다르다. 그동안 대중에게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민족 최고의 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최대한 현존하는 원본의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는 현상복제 방식을 채택하였고, 한지를 사용하여 고서의 느낌을 살리는 것은 물론, 세부 구성요소까지 복원하여 세월의 흔적까지 담아내고자 노력하였다. 여기에 원본(간송본)과 같은 사침안정법과 자루매기라는 전통 제본으로 고서의 아름다움까지 더했다.
또한, 오직 45여 년간 한글 연구에만 몰두하여 많은 업적을 내고, 2013년, 2014년 한글날에 방영한 KBS 〈한국의 유산〉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해설한 바 있는 훈민정음학 학자 김슬옹 교수(세종국어문화원 원장, 한국외대 교육대학원 객원교수)가 직접 집필한 한글 해설서인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탄생과 역사”도 해례본과 언해본 복간의 의미를 더했다. 이 책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배경과 해례본과 언해본의 구조와 내용, 간송 전형필과 해례본 이야기, 한글의 원리 등을 다양한 자료를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여기에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국?영문 현대역도 함께 수록하였다. 또한 최초로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문을 현대 활자로 재현하여 음을 단 ‘활자 재현본’과 해례본 원본과 다듬본(교정본)의 비교도 확인할 수 있다. 해설서의 감수는 원로 국문학자이자 훈민정음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정우영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았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간송이 일생 온 힘을 다해 문화재를 지킨 것은 우리 민족에게 이처럼 훌륭한 문화와 역사가 있다는 자긍심과 자신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온전히 집결된 한글의 뿌리가 되어준 ‘훈민정음’을 국민들께서 직접 접하실 수 있도록 『훈민정음” 해례본, 언해본 복간사업 지원을 결심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더 가까이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글이 빛나면 나라도 빛난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훈민정음, 그리고 한글 이야기
이번 복간사업은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문화재청의 지원(원본 도판제공)으로 가온누리가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여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 민족의 창의성과 자존감을 보여주는 귀중한 책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내 공공기관 및 주요 시설 등에 배치해 시민들이 다양한 공간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온누리의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보다 좋은 책으로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가온누리의 신념은 글을 몰라 어려운 삶을 살던 백성들을 위해 새로운 글자를 만든 세종의 신념과 그 궤를 같이한다. 민족의 뿌리가 언어에서 오듯 『훈민정음” 해례본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소중한 뿌리다”라고 밝히며 미국의 많은 가정에 〈독립선언문〉이 있는 것처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간직해야 할 것이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이라고 덧붙였다.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동시 복간은 2023년 한글날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독자들뿐 아니라 해외동포와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 귀빈, 그리고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싶은 외국인 등 한글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그 가치와 역사를 소개할 생각이다. 제작과 판매는 도서출판 가온누리가 담당하며 2023년 10월부터 전국 서점에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