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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보다 2024 (마스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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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상품코드
9788932043227
제조사
문학과지성사
출시일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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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보다 2024 (마스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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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 보다’라는 행위는
더 고요하고 격렬한 시의 세계를 열어준다.

한국 현대 시의 흐름을 전하는 특별 기획, 『시 보다 2024』가 출간되었다. 문학과지성사는 새로운 감각으로 시적 언어의 현재성을 가늠하고 젊은 시인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기 위해, 2021년 문지문학상 시 부문을 신설했다. 〈시 보다〉는 문지문학상[시] 후보작을 묶어 해마다 한 권씩 출간하는 시리즈로, 올해 네번째를 맞이했다.

시인(오은, 이수명, 하재연)과 문학평론가(강동호, 조연정, 홍성희)로 이루어진 심사위원은 2023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발표된 시들을 면밀히 검토해 데뷔 10년 이하 여덟 시인의 작품을 가려 뽑았다. 올해 후보작은 박지일, 송희지, 신이인, 양안다, 여세실, 임유영, 조시현, 차현준(가나다순)의 작품들이다. 『시 보다 2024』에는 기발표작 4편과 신작 시 1편으로 시 세계 바깥의 이야기를 진솔한 언어로 풀어낸다. 또한 선정위원의 ‘추천의 말’을 각 시인의 작품과 ‘시작 노트’ 뒤에 배치해 시가 낯선 독자들도 접근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이번 책 표지는 자연의 식물을 피사체로 삼아 자기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 독일의 사진작가이자 조각가인 칼 브로스펠트(Karl Blossfeldt)의 작품으로 「Sanguisorba Canadensis」(1928)를 앞에 「Bryonia alba」(1928)를 뒤에 배치했다. 본인이 촬영을 위해 개발한 카메라 렌즈로 식물을 30배로 확대해 작업한 그만의 독특한 작업은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시인들의 작업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독자와 시인 사이를 잇기 위한 여러 노력을 모은 이 책을 통해 시인마다 다르게 빛나는 시적 에너지를 기쁘게 만나보길 바란다.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시 보다〉 기획의 말

시의 시대가 사라져버린 것 같던 시간 속에서 젊은 시인들과 그들의 낯선 감각을 다시 읽어준 독자들이 출현했다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모든 헛된 풍문을 뚫고 한국 문학의 심층에서는 본 적 없는 시 쓰기와 시 읽기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었다. 〈시 보다〉는 시 쓰기의 극점에 있는 젊은 시 언어의 운동에너지만을 주목하고자 한다. 1년에 한 번 이루어지는 이 작은 축제는 선별의 작업이 아니라, 한국 시를 둘러싼 예감을 함께 나누는 문학적 우정의 자리이다. 우리가 체험하는 것은 젊은 시인들의 이름 너머에서 꿈틀거리는 ‘시’라는 사건 자체이다. 시인은 동시대가 소유한 이름이 아니라, 동시대의 감각을 발명하는 존재이다. 시는 도래할 언어의 순간에 먼저 도착해 무심한 표정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 ‘시 보다’라는 행위는 시‘보다’ 더 고요하고 격렬한 세계를 열어준다.
선정위원 강동호 오은 이수명 조연정 하재연 홍성희

* 박지일, 「물보라」 외

아침에 일어나니 날은 저물었고, 차조기 잎만을 여전히 찧는 엄마, 못 떠다니는 금붕어만 여전히 구경하는 엄마, 여전히 뒷짐만으로 중얼거리는 엄마. 셀 수 없는 엄마. 너는 자갈을 굴리며 네 내장을 돌아다니고, 너는 너를 쓰면서, 너를 쓸 수 있는 것은 너밖에 없다고 착각하면서, 물보라.
―「물보라」

“언어의 내적 파동을 통해 존재의 떨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건을 형상화”(강동호)하는 박지일의 시는 이번 「물보라」 연작을 통해 “시에 스며 있는 근원적 비애와 에너지를 동시적으로 형성”(하재연)한다. 당장에 부딪힐 것을 알면서도 암벽에 자신을 내던지는 물방울처럼 그의 시는 삶과 삶 아닌 것의 경계 사이에서 끊임없이 물보라를 일으킨다.

* 송희지, 「루주rouge」 외

형은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만큼. 형은 풍경 속의 정물 혹은 동물 어느 것도 아니었고 말하자면 풍경의 배설물 같았다.
―「루주rouge」

“감각적이지만 전복적이고, 어떠한 방향도 없이 자유로운 활주를 하지만 기민한 구성”(이수명)을 보여주는 송희지의 시는 독자로 하여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향한 이상한 노스탤지어에 젖어”들게 만든다. 짧지만 분명한 서사, 리드미컬한 문장구조, 현실과 상상을 전복시키는 시적 감수성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새로운 서정의 출현을 예감”(강동호)하게 만든다.

* 신이인, 「실 낙 원」 외

얘들아, 못돼 처먹은을 사랑해줘
못돼 처먹은은 변하지 않을 거다
나는 이 아이를 너희와 함께 둘 거야
무해함을 위하여
글자들이 손잡는다
―「실 낙 원」

“솔직하고 발칙하게 세상을 날것 그대로 노래하는 시선의 특별한 매력으로 가득”(강동호)한 신이인 시의 “기이하고 신비로우며 어딘가 천연덕스러운 이야기의 내부”를 따라가다 보면 “사랑의 윤리를 실천해가는 방법론”(하재연)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목도한 세상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상들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무해한 마음으로 더 넓은 시 세계를 유영한다.

* 양안다, 「다음 미래」 외

열차가 지나간다. 꿈이 질주한다. 선로는 뜨거워진다. 선로는 차가워진다. 열차가 선로를 이탈한다. 꿈이 주인을 뒤흔든다. 아이들이 와르르 쏟아진다.
―「다음 미래」

“미시적이면서도 거시적인 시선이 동시에 스며들어” 시의 지평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넓고 무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이수명) 양안다의 시는 “세계를 멀리서 바라보는 자의 시선으로 씌어”진다. 그는 “인간과 신, 삶과 죽음, 어둠과 빛, 육체와 영혼 등 아득한 시공간을 압축해 바라보는 자의 혜안을 증명할 수 있는 관념”(조연정)들에 천착해 인간 내면의 고독을 들여다보고 어지러이 펼쳐져 있는 시적 아름다움이 얽혀 있는 그물망을 삶 가까이 끌어올린다.

* 여세실, 「방학 숙제」 외

내가 지어 부르는 노래에도 바람이 불어
음표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옆집 지붕에 걸린 구름의 흰빛과
앞집 옥상을 지나는 구름의 흰빛의 차이를 구분하는 게 이번 방학 숙제
―「방학 숙제」

“하얀색 비둘기를 넣었는데 일곱 빛깔 롤리 팝 사탕이 튀어나오는 마술 상자를 선물받은 것처럼, 시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꿈의 놀이”(하재연)를 가능하게 하는 여세실의 시는 특유의 천진한 태도와 투명하게 비치는 언어로 독자로 하여금 “매일 오늘의 나와 한 움큼씩 이별하고 내일로 나아가”(조연정)는 에너지를 부여한다. 시 읽기의 즐거움과 새로움 뒤에 찾아오는 쓸쓸함까지 그의 시는 뚜벅뚜벅 상처 없는 선한 마음으로 나아간다.

* 임유영, 「연해주」 외

나의 빈 자루는 이보다 더 빌 수 없고 터진 곳도 구멍도 많지만. 나의 소중한 자루, 꽃도 빵도 없지만. 자루 속에 작은 것을 넣을 수는 없다. 예컨대 밀가루나 곡식이나 소금을 넣을 수는 없다. 큰 것은 넣을 수 있다. 이를테면 블라디보스토크. 연해주, 라시아, 유라시아 대륙. 그리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한 마리의 이구아나.
―「연해주」

“다채로운 장면들을 돌발적으로 연결하며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색다른 방식으로 펼쳐놓는”(조연정) 임유영의 시는 “모두가 공유하는 그 능청을 능청스럽게 가리키고, 거기에 자신의 진실을 더”(홍성희)함으로써 시적 대상이 마치 우리 손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독특한 위트를 형성한다. 담대하게 자신만의 시 세계를 펼쳐나가는 그는 커다란 자루에 세상 모든 것을 담아 탁월한 시편들을 만들어낸다.

* 조시현, 「캠프파이어」 외

사람들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해보기로 했다 멸망을 속여 넘길 정도로 그럴싸한 거짓말로 전부 농담이 될 때까지

들키는 사람부터 뛰어들기로
―「캠프파이어」

“온 마음을 다해 화내고 울고 사랑하기 위해 ‘바깥에서 보는’ 방법을 고안”(홍성희)하는 조시현의 시는 “멸망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음질하는 현대 문명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시를 다 읽고 나서 드는 감정은 기이한 안도감”(오은)이다. 가장 먼 우주에서 지구를 내다보며 접시처럼 깨지기 쉬운 인간의 마음에 온 정성을 다하는 그의 시와 사랑에는 어떠한 한계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 차현준, 「붙여놓기」 외

9999번 버스를 타고 있었다. 내릴 문과 가까운 좌석을 확보한 뒤로, 나는 서사 창작 수업의 지침에 따라 이것을 짜증이 아니라 무슨 감정으로 여겨야 하는 건지 적당한 말로 출력해내려던 참이었다.
―「붙여놓기」

“날렵하고 기민하고 유연하고 탄력이 있”는 차현준의 시는 “다른 수사나 장치보다도 언어 그 자체에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의 시를 읽는 것은 “엉뚱함을 마주하는 일이다. 전혀 다름, 지나침, 관계없음 등의 속성을 선선히 받아들이는 일”(오은)인 것이다. 끊임없이 입출력되는 언어들은 입력값을 도출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수다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시 보다 2024 (마스크제공)
저자/출판사 박지일, 송희지, 신이인, 양안다, 여세실, 임유영, 조시현, 차현준 ,문학과지성사
크기/전자책용량 128*205*20mm
쪽수 244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09-27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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