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뉴욕타임즈 장기 베스트셀러, 13주 연속 1위!
* Book of the Month Club 선정, 전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
*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작 〈The Song Of Bernadette〉 원작소설!
먹장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설!
믿음, 회의를 품은 모두에게 평생 잊히지 못할 사건이 될 책!
프란츠 베르펠은 체코 태생의 유대계 오스트리아 작가이다. 작가로서의 국제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나치의 지속적인 탄압을 받았으며, 게슈타포의 포위망을 피해 부인 알마 말러(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와 함께 망명길에 올랐다. 위태로운 망명길에서 피난처로 삼았던 곳이 피레네 산맥의 프랑스 산골 루르드였으며, 그곳에서 베르나데트의 이야기를 접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망명에 성공하면 즉시 베르나데트의 이야기를 집필하겠노라는 맹세를 남기고 그는 스페인, 포르투갈을 거쳐 마침내 미국에 안착했다. 이듬해 독일어로 발표한 소설이 바로 이 소설 『베르나데트의 노래』다. ‘루르드에서의 맹세’의 이행이었으며, “언젠가 반드시 인간의 내면에 깃든 성성(聖性)을 찬미하는 글을 쓰겠노라”던 다짐의 문학적 실현이었다.
소설은 곧 전 세계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영문판 『The Song Of Bernadette』는 1년 이상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1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헨리 킹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아카데미 4개 부분을 석권했으며, 제니퍼 존슨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의 명성과 흥행을 견인했다. 소설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14세의 산골 소녀 베르나데트 앞에 한 여인이 신비로운 존재를 드러낸 은총의 사건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베르나데트의 길지 않은 생애를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생생하게 추적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베르나데트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온갖 조롱과 손가락질, 관료와 성직자들에 의한 끝없는 심문에 시달려야 했다. 지식인들은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며 목에 힘을 주었고, 부패한 관료들은 세속적으로 이용하는 데 골몰했다. 이처럼 작가는 기적의 신비보다는 당대 프랑스 사회의 위선과 모순에 초점을 맞추면서, 역설적으로 개인의 진실과 종교의 본질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프란츠 베르펠은 서문에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창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소설에 기술된 사건들은 실제 일어난 일이며, 창작의 자유는 다만 시간의 길이를 압축하는 데에만 사용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종교소설의 하나’로 평가되지만, 종교 교리의 가르침보다는 ‘감추어진 인간의 신성성’을 찾아가는 ‘개인의 진실’에 비중을 둔다. 실제로 프란츠 베르펠은 소설의 집필 당시는 물론 작고할 때까지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으며, 유대인으로서의 혈통과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 소설의 한국어판은 1950년대 중반, 벨기에 유학 중 요양원에 머물던 한솔 이효상(6, 7대 국회의장)에 의해 초역되었고, 1980년대에 역자의 차남 이문희 대주교(당시 대구대교구 교구장) 주도하에 보완되어 가톨릭 영성 교육자료로 활용되었으나, 다시 파람북 출판사에 의해 대대적인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대중 출판물로 선보이게 되었다.
목차
추천의 글 5
서문 루르드에서의 맹세 13
1부 1858년 2월 11일
제1장 토방 22
제2장 마사비엘 동굴 27
제3장 베르나데트는 삼위일체를 모른다 40
제4장 카페 진보 47
제5장 땔감 찾기 61
제6장 가브 강 69
제7장 동굴의 여인 80
제8장 이상한 세상 89
제9장 루이즈 수비루 97
제10장 베르나데트는 꿈을 꾸지 않는다 111
2부 은총을 베풀어 줄 수 있나요?
제11장 돌이 떨어진다 124
제12장 첫 말씀 142
제13장 과학의 사자(使者) 163
제14장 비밀회의가 중단되다 188
제15장 선전포고 200
제16장 여인과 경찰 222
제17장 에스트라드, 동굴에 다녀오다 234
제18장 페라말 신부가 장미의 기적을 청하다 245
제19장 기적 대신 분노 257
제20장 안개가 걷히다 271
3부 샘
제21장 폭풍이 지나간 다음 날 282
제22장 묵주 교환, 여인은 나를 사랑하신다 291
제23장 금화와 따귀 305
제24장 부올츠의 아기 322
제25장 베르나데트가 불장난을 한다 332
제26장 기적의 여파 348
제27장 ‘불이 너와 장난을 치는구나, 베르나데트’ 363
제28장 라카데의 반란 377
제29장 한 주교가 결과를 예측하다 390
제30장 이별 중의 이별 400
4부 은총의 그늘
제31장 마리-테레즈 보주 수녀가 마을을 떠나다 416
제32장 정신과 의사가 싸움에 끼어들다 427
제33장 신의 손가락 : 주교가 여인에게 기회를 주다 440
제34장 한 건의 분석과 두 건의 모독죄 451
제35장 여인 대 황제 : 여인의 승리 469
제36장 현자들과 베르나데트 484
제37장 마지막 유혹 500
제38장 흰 장미 519
제39장 수련 지도 수녀 533
제40장 아직 나의 시간이 오지 않았다 545
5부 고통의 미덕
제41장 마법의 손 564
제42장 몰려오는 방문객 575
제43장 징조 585
제44장 샘이 있는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598
제45장 악마가 베르나데트를 괴롭히다 607
제46장 육신의 지옥 618
제47장 루르드의 빛 631
제48장 나는 사랑하지 않았다 639
제49장 나를 사랑한다 650
제50장 50번째 성모송 665
소설 속 인물 676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시대와 종교의 차이를 넘어 마침내 우리에게 ‘사랑’을 일깨우는
인간의 내면 깃든 신성, 그 숭고한 아름다움!
“이것은 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베르나데트에게 여인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를 듣던 몽펠리에의 티보 주교가 남긴 말이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가난한 물방앗간 집 딸, 영특하거나 수려하지도 않은, 그렇다고 건강하지도 않은 14살 산골 소녀 베르나데트 수비루. 티보 주교는 그녀의 무엇에 그토록 감동했을까. “이 위기에서 벗어나 미국의 해안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 제일 먼저 ‘베르나데트의 노래’를 쓰겠노라.” 망명 도중 루르드에 은신하며 베르나데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작가 프란츠 베르펠은 그렇게 맹세했다. 프란츠 베르펠은 또 무엇에 그렇게 깊게 매료되었을까. 가톨릭 신자도 아닌 유대인이었던 그가.
그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게 바로 이 소설 『베르나데트의 노래』다. 추천사를 쓴 최대환 신부는 “매일의 양식을 대하듯, 물에 젖어가듯 이 책의 독일어 원서를 한 장 한 장 읽어가던 날들”이라고 루르드에서 보낸 일주일을 회고하며, 베르나데트의 삶을 통해 “가난함과 풍요함, 인고와 기쁨, 단순함과 지혜로 우리의 마음을 깨우고 위로하고 치유”하는 “아름답고 놀라운 책”이라고 평가한다. 베르나데트는 단 한 번도 자신이 만난 여인과 성모를 동일시하지 않았다. 다만 “원죄 없는 잉태”라는 메시지를 그대로 전했을 뿐이다. 오히려 자신을 거룩한 메신저이거나 샘물의 기적을 만든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것을 두려워하며 온몸으로 거부했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대하는 사람들 앞에서 단호하게 그들을 나무랐으며, 세상을 등지는 순간까지 겸손과 순종의 태도를 일관했다.
가난에 찌든 베르나데트의 삶의 배경과 여인이 모습을 드러낸 마사비엘 동굴은 어떤 맥락을 공유한다. 여인은 하고많은 장소 증에 왜 마사비엘 동굴에 나타났을까. 마사비엘 동굴은 늘 어둡고 습하며 물에 떠내려온 쓰레기로 가득하고 죽은 짐승들의 뼈가 나뒹구는 곳이다. 그리고 여인은 어째서 남다른 재능도 지니지 못했고 영특하지도 않은 베르나데트 앞에 발현했을까. 이는 예수가 마구간에서 태어나 가장 버림받은 장소, 가장 가난하고 슬픈 사람들을 찾아 치유와 회복의 은혜를 베푼 것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순박하고 솔직한 성품과 진실에 대한 순결한 믿음으로 일관한 베르나데트의 삶을 통해 프란츠 베르펠은 자신의 문학적 과제로 삼았던 인간의 내면에 깃든 성성(聖性)을 드러내고 있다. 뭇사람들의 마음을 깨우고 위로하고 치유하며, 영혼의 정화를 경험하게 하는 거룩하고 고귀한 성정. 우리의 내면에는 그것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스스로 인지하고 드러내지 못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