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시적 소비와 유한계급의 기원을 그 근본까지 추적하여
시대를 뛰어넘어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고전
★경제학·사회학 최고의 고전 『유한계급론』 원전 완역본
★작품의 의의와 역사적 배경, 동시대적 의의를 짚는 해설 수록
“19세기 미국 경제학자의 저술 중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읽히는 책은 베블런의 『유한계급론』과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뿐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말이다. 소유의 근원적 동기를 ‘필요’가 아닌 ‘경쟁심’에서 찾은 베블런의 통찰은 19세기, 20세기를 거쳐 21세기인 지금까지도 형형하다.
왜 사람들은 소득 수준 이상의 사치품을 구매할까? 특권적 소수만이 몰두하는 비생산적인 학문, 예술 등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우리는 왜 적당히 만족하는 법을 모르고 계속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할까? 왜 서로 다른 계급적 이해를 가진 부유층과 빈곤층은 모두 보수적일까? 사회 기여 활동은 정말 순수한 목적에 기반할까? 교육은 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까? 모두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에서 천착하고 해명한 질문이다. 우리는 아직 베블런의 시대를 살고 있다.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깃든 본질적 허영을 간파하고 폭로했다. 유한계급을 추동하는 욕망의 작동 원리뿐 아니라 그 욕망이 초래한 구체적 현상까지도 세세하게 분석해 과시적 욕망에 찌든 사회상을 총체적으로 그려냈다. 베블런의 도발적인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 필요에 따라 소비한다는 가정을 절대화한 주류 경제학에 파문을 일으켰다.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이 품은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문제의식 때문에 끊임없이 주류 학계에서 외면받는 지적 방랑이라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출간 후 100년이 훌쩍 지난 이 책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다시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한계급론』의 사유는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빛을 발하고 있다. 오히려 하루가 멀다 하고 과시적 소비에 대한 자극적인 뉴스가 쏟아지는 지금, 더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목차
옮긴이 머리말
머리말
1장 서론
2장 재력 경쟁
3장 과시적 여가
4장 과시적 소비
5장 생활의 금전적 기준
6장 미적 감각의 금전적 기준
7장 금전 문화의 표현인 옷
8장 노동 면제와 보수주의
9장 고대적 특성의 보존
10장 용맹의 현대적 보존
11장 요행을 바라는 마음
12장 종교 의례
13장 차별화에 무관심한 기질의 보존
14장 금전 문화의 표현인 고등교육
옮긴이 해제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과시적 소비와 유한계급의 기원을 그 근본까지 추적하여
시대를 뛰어넘어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고전
★경제학·사회학 최고의 고전 『유한계급론』 원전 완역본
★작품의 의의와 역사적 배경, 동시대적 의의를 짚는 해설 수록
“19세기 미국 경제학자의 저술 중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읽히는 책은 베블런의 『유한계급론』과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뿐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말이다. 소유의 근원적 동기를 ‘필요’가 아닌 ‘경쟁심’에서 찾은 베블런의 통찰은 19세기, 20세기를 거쳐 21세기인 지금까지도 형형하다.
왜 사람들은 소득 수준 이상의 사치품을 구매할까? 특권적 소수만이 몰두하는 비생산적인 학문, 예술 등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우리는 왜 적당히 만족하는 법을 모르고 계속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할까? 왜 서로 다른 계급적 이해를 가진 부유층과 빈곤층은 모두 보수적일까? 사회 기여 활동은 정말 순수한 목적에 기반할까? 교육은 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까? 모두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에서 천착하고 해명한 질문이다. 우리는 아직 베블런의 시대를 살고 있다.
“소유의 근원적 동기는 타인에게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이다.
그 이상의 정확한 설명은 없다.”
유한계급의 사전적 정의는 “생산 활동에 종사하지 아니하면서 소유한 재산으로 소비만 하는 계층”이다. 즉 노동하지 않는 계급을 말한다. 베블런은 사유재산의 등장과 이에 따른 약탈적 기질의 결과로 유한계급이 출현했다고 본다. 유한계급에게 재산은 필요의 영역이 아니다. 경쟁심의 영역, 즉 남들과 자신의 차이를 확인하는 영역이다. 여러 역사적, 경제적, 문화적 사례와 이론을 검토한 베블런은 남들과 차이를 만드는 것보다 재산 획득에 더 주요한 동기는 역사상 없었다고 단언한다.
재산은 존경, 명예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이다. 더불어 축적된 재산이 늘어 유한계급이 늘어감에 따라 ‘차이’를 만드는 기준은 더욱 세분화된다. 유한계급은 생산적 노동에 종사하면 안 된다. 누군가 생산적 노동에 종사한다는 것은 그가 쌓아놓은 재산이 없다는 의미기에 유한계급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다. 과시적 소비의 동기도 여기서 나온다. 일상생활에서, 노동하면서 입을 수 없는 화려한 옷과 장신구는 타인에게 그 소유자가 노동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전달한다.
고대어, 수사학 등 수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학문에 조예가 깊고, 고전 독해와 연구를 즐기며, 고급 스포츠 취향을 가졌다는 점 역시 같은 효과를 낸다. 필요 이상으로 복잡한 예법, 섬세한 예술 취향과 심미안도 마찬가지다. 사회 기여 활동과 사업 역시 후원자가 그런 일을 벌일 만큼 충분한 재력을 갖추었다는 점을 선전한다. 요컨대 이 모든 것들은 그가 시간을 비생산적으로 소비한다는 점, 즉 유한계급이라는 사실을 과시적으로 드러낸다.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을 베블런처럼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한 사람은 다시 없었다.” -조지프 슘페터, 경제학자
도시의 등장은 과시적 소비의 경향을 더한층 부추긴다. 도시화가 진행되기 전, 유한계급은 과시적 여가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지위를 뽐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관계의 범위가 넓고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도시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익명의 다수에게 더 즉각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는 수단으로서 과시적 소비 경향이 확대되는 이유다.
문제는 유한계급의 성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하루하루를 악전고투하며 보내는 하층민과 달리 유한계급과 빈곤층 사이에 있는 중류층은 점차로 유한계급의 가치관과 생활 습관을 모방하며 따른다. 유한계급처럼 존경과 명예를 누리고 싶고,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의 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적당한 분배가 이뤄진다 해도 재산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줄지 않는다. 부는 절대적인 만족감이 아닌,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인 만족감을 통해서만 채워질 수 있어서다. 베블런은 경제가 성장해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불만족 상태에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여성의 지위에 대한 베블런의 분석은 자본주의 소비문화를 넘어 동시대의 여성 문제를 논하는 데서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이 배우자의 재산으로 사치하는 현상을 대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그러나 그 여성들은 유한계급 내부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바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유한계급 여성은 유한계급 남성의 대행적 유한을 담당한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이 더 사치스럽게 소비할수록, 그녀의 배우자가 큰 부를 가졌다는 점이 자연히 증명된다. 여성 의복이 남성 의복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것은 이 때문이다. 베블런을 이를 두고 “여성의 삶은 남성의 삶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유한계급 여성은 생산적인 노동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금지당한 것이고, 사치의 성향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권장받는 것이다. 베블런은 유용한 일에서 배제된 여성들이 이런 현실에 점차로 구속감을 느낄 수 있다며 ‘신여성 운동’이 약탈적인 유한계급의 습속에서 벗어나 종족 본래의 인간성으로 회귀하는 일의 일환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유한계급 여성의 경제적 종속에 대한 베블런의 분석은 여성 문제에 대한 문화적·담론적 차원의 분석을 넘은 경제적 분석의 중요성과 유용성을 일깨운다.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로 이어지는
근본적이고 첨예한 자본주의 소비문화 비판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깃든 본질적 허영을 간파하고 폭로했다. 유한계급을 추동하는 욕망의 작동 원리뿐 아니라 그 욕망이 초래한 구체적 현상까지도 세세하게 분석해 과시적 욕망에 찌든 사회상을 총체적으로 그려냈다. 베블런의 도발적인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 필요에 따라 소비한다는 가정을 절대화한 주류 경제학에 파문을 일으켰다.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이 품은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문제의식 때문에 끊임없이 주류 학계에서 외면받는 지적 방랑이라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출간 후 100년이 훌쩍 지난 이 책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다시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한계급론』의 사유는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빛을 발하고 있다. 오히려 하루가 멀다 하고 과시적 소비에 대한 자극적인 뉴스가 쏟아지는 지금, 더더욱 첨예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