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월가가 귀를 기울이는 투자자가 공개하는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률은 높이는 투자법의 원리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는 투자법’은 모순 같이 들린다. 하지만 벤저민 그레이엄이나 워런 버핏 같은 투자의 대부들은 투기와 구별되는 투자의 핵심은 원금의 안전임을 강조했다. 오늘날 많은 투자자들은 포기하거나 잊고 있지만, 투자는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는 것” 자체가 그 목적이며, 투자자는 이 목적을 어떻게 하면 달성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 책에는 마크 스피츠나겔이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는 투자법”을 체계적으로 사유한 과정과 결론이 담겨 있다. 저자는 투자의 일선에서 객장 트레이더와 프랍 트레이더로 활약했던 현장 전문가이자, 확률 이론과 투자에 대한 사유를 결합해 독창적인 투자 방법론을 정립한 이론가이며, 현재는 유수의 경제지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펀드의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다.
저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베르누이의 확률 이론, 니체의 영겁 회귀 개념, 아리스토텔레스의 전체론 철학을 따라가다보면 투자에 대한 상식들이 깨진다. ‘리스크’와 ‘복리’ 같은 기본 개념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되며, 투자 세계의 특성을 다시 보게 된다. 투자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보험의 중요성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투자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세이프 헤이븐 투자’의 길을 보게 된다.
목차
감사의 말 7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서문 10
1부 앞선 것으로부터 21
1. 운과의 전쟁 22
피로 쓴 글 ┃ 탐색적 베팅 ┃ 세이프 헤이븐이란 무엇인가? ┃ 거대한 딜레마 ┃ 제1원리 ┃ 부정 논법 ┃ 연역적 주사위
2. 자연의 경고 58
스위스의 베르누이가 ┃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 ┃ 에몰루멘툼 미디움 ┃ 기하평균 ┃ 또 다른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설 ┃ 곡선의 오목성 ┃ 라인 ‘로그’ 폭포
3. 영겁 회귀 95
실존적 원칙 ┃ 다중 우주 속으로 ┃ 슈뢰딩거의 악마와 함께 하는 주사위 게임(N=∞) ┃ 니체의 악마와 함께 하는 주사위 게임(N=1) ┃ 비에르고딕성이라는 꼼수 ┃ 마술인가 수학인가? ┃ 사이드 베팅 ┃ 보물의 일면
2부 뒤의 것으로부터 149
4. 분류 체계 150
본질주의 ┃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 표현형 ┃ 리스크 완화의 아이러니 ┃ 유사종 ┃ 분산투자라는 도그마 ┃ 귀납적 주사위
5. 전체론 183
시계 속 뻐꾸기 ┃ 두 눈을 모두 지키기 ┃ 임상 시험 ┃ 비용과 효과의 관계 ┃ 리셔플링 ┃ 불가지론 ┃ 공격적 방어 ┃ 좁고 깨진 창틀 ┃ 트랙 전체를 보기 ┃ 대해적
6 과감한 추측 236
인식론 ┃ 해왕성인가, 벌컨인가? ┃ 현금이 왕이다 ┃ 흐름을 타라 ┃ 반짝이는 모든 것 ┃ 세이프 헤이븐 경계선 ┃ 해맑게 휘파람을 불며 지나는 무덤
후기: 운명을 사랑하라 276
옮긴이의 말 296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월가가 귀를 기울이는 투자자의 일침
2024년 7월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투자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증시가 “역사상 최대 버블의 고점”에 근접해 있다는 경고를 전했다. 미국 증시가 그간 꾸준히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고,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에 나온 경고였다. 세계 최고의 경제지가 중요한 시기에 미국 경제의 향방을 물은 이 투자 전문가는 누구일까?
‘블랙스완’ 펀드로 불리는 유니버사(Universa)의 설립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마크 스피츠나겔(Mark Spitznagel)이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미국에서는 ‘테일 리스크’ 펀드의 선구자이자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베스트셀러 『행운에 속지마라』,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와 젊은 시절부터 지적 교류를 해온 친구이고, 1999년부터 현재까지 함께 일하고 있는 동업자다.
탈레브는 서문에서, 이 책이 “투자업계에 날리는 기념비적인 엿”이라고 평한다. 투자업계에는 “얼핏 보면 근사하고 세련된, 하지만 완전히 틀린 수학적 방법론을 사용해서 결국에는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고, “리스크는 고객 돈으로 감수하고, 수익은 애널리스트가” 챙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이 그런 상황에 경종을 올리기 때문이다. 마크 스피츠나겔은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투자업계가 중요하고 커다란 리스크는 감추거나 가볍게 보며, 더 나아가 투자의 기본 개념들을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모든 투자자가 마주하는 거대한 딜레마
투자의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는 금융 상품이 있다고 한다면, 누구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이 있듯이, 높은 수익률은 높은 리스크를 감수한 결과로 오는 것이며 안전하게 투자하려면 높은 수익률은 포기하고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명 투자자들의 말을 경청하다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같이 ‘원금의 안전’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핵심이라고 말하는 투자 구루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전 마진’이라는 개념은 진지한 투자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워런 버핏은 투자의 제1원칙이 “돈을 잃지 마라”고 한다. 제2원칙은 1원칙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투자는 ‘부의 극대화’가 목적인데, 투기와 구분되는 투자의 핵심이 안전이라면, 결국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률을 올리는 것 자체가 투자의 목표다. 그래서 투자자는 거대한 딜레마에 직면한다.
마크 스피츠나겔은 모순적으로 들리는 투자 고유의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진지한 투자자라면 리스크는 낮추면서 수익률은 높이는 “비용 효과적 리스크 완화”의 방법을 고심하고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투자자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밟았던 사고의 과정과 문제에 대한 답을 담았다.
투자자는 의외로 복리의 힘을 모른다
투자의 목적은 ‘부의 극대화’고,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는 것은 ‘안전’이라는 두 명제가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의외로 투자자들이 투자의 세계에서는 ‘복리’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잊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복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그러나 막상 현실을 마주하면 한번 한번의 수익률이 크게 다가와서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
복리의 핵심은 간단하다. ‘곱셈’과 ‘반복’이다. 이전 투자에서 수익이 나 원금이 늘어나면, 그다음에는 늘어난 원금에 수익률이 곱해진다. 그리고 이 일이 매달 또는 매년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곱셈과 반복이 장기간 이루어지면, 작은 수익률 차이가 엄청난 차이로 귀결된다는 설명은 초보 투자자를 위한 콘텐츠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그만큼 복리는 투자 세계의 상식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전문가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현실적인 사정상 외면하는 복리의 이면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로 한 번이라도 크게 손실을 보면 복리의 힘이 역으로 작용해서 그 손실을 복구하기가 너무나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그는 베르누이의 사상을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투자자는 곱셈과 반복의 세계에 살기에, ‘산술 수익률’이 아닌 ‘기하 수익률’을 마주하게 되는데, 기하 수익률 곡선은 한번 큰 손실을 보면 갑자기 바닥을 향해 끝없이 추락하는 폭포와 같음을 강조한다. “이익은 한정적이고 리스크는 무한하기”에 투자자는 그 무엇보다 폭포에 뛰어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투자자가 실감하는 것은 한번의 투자로 손에 쥔 수익률, 즉 한술 수익률이다. 그래서 복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하 수익률의 관점에서 투자를 보지 못한다.
저자는 투자의 세계가 한 번의 큰 손실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특성이 있다는 사실에서 리스크의 딜레마를 해결할 단초를 발견한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거대한 추락을 막아주는 장치가 있으면 복리의 힘이 플러스로 계속 작동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편견 속에 숨어 있던 보물
투자자는 보통 보험을 투자라 생각하지 않는다. 복리 효과를 생각할 때 자산을 줄이는 ‘비용’은 최대한 통제해야 하는데, 보험은 수익이 없고 비용만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편견을 깨면서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는 투자법’에 다가간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 보험을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에게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비는 미래를 위한 적금과 투자금까지 끌어다 써야 할 정도로 엄청난 부담이다. 그래서 당장 너무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보험에 가입해 발생 확률이 낮더라도 실제로 일어나면 엄청난 손실을 보는 리스크를 제거한다. 더 나아가서, 합리적으로 따져보고 가입한 보험은 보험금이 치료비와 납부한 보험료보다 많아서 보험금을 수령하기만 하면 피보험자에게 이득이다.
그렇다면 증시에서 큰 폭락이 발생했을 때 손해를 메꾸는 것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이 있다면 어떨까? 두 가지 측면에서 건강 보험보다 더 이득이 크다. 우선 앞에서 설명했던 치명적인 마이너스 복리의 힘을 막고, 플러스 복리의 힘을 유지시켜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다릴 여력만 있다면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큰 액수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질병은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주가가 크게 폭락하는 위기는 역사를 보면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저자는 이렇게 원금의 안전과 수익률을 모두 보장하는 투자를 ‘세이프 헤이븐’ 투자라고 하고, 이 개념 위에 유니버사라는 펀드를 설립했다. 건강 보험에 빗대 표현하자면, 펀드에 가입한 이들에게 특정 기간마다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받고, 그 보험료를 주가가 폭락하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큰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보험금을 수령하면 그것을 가입자들에게 나눠준다.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한 2020년 1분기 때, 유니버사는 4,144%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보고했다.
예측하지 않는 세이프 헤이븐 투자의 힘
투자자는 보통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면 ‘예측’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시장이나 기업을 면밀히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남들보다 먼저 그 미래에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예측이 최선의 투자법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를 정확히 해석해서 틀리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 곱셈 작용이 일어나는 세계에서는 한 번의 큰 실패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인간은 이 복잡성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불가능에 가깝다.
저자가 제안하는 세이프 헤이븐 투자는 예측을 하지 않는다. 비가 올 것을 대비해 조금 수고를 들여 평소에 우산을 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 우산을 들고 다니면 비가 올지 안 올지 예측할 필요가 없고, 그 예측에 들여야 하는 수고를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세이프 헤이븐 투자를 하면, 예측에 쏟았던 힘으로 인생을 즐기고 자산의 일부는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 책은 수학, 철학, 역사를 넘나들면서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세이프 헤이븐의 개념과 논리를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이 흥미로운 지적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기존의 투자 상식을 재검토하고 사고를 전환하여 투자를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된다. 교양을 쌓게 되는 것은 덤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세이프 헤이븐 투자가 과연 정말로 유의미한지를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세이프 헤이븐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까지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