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한 실천과 담론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각언어는 무엇인가?
국내외 디자이너 · 일러스트레이터 · 시각예술 작가 51명(팀)과 초청 필자 4인이 총 100점의 신작 포스터와 4편의 글로 전하는 반민주주의, 인권침해, 국가폭력 문제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미래를 향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하는 시민이 되는 여정에 함께 하길 청한다.
『민주주의 씨앗뭉치』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을 기념하여 지난 2022년 7월부터 진행된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는 민주화 운동 및 인권에 관한 작품을 수집·보존하며,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한 실천과 담론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각언어는 무엇인지’를 포스터라는 형식을 통해 탐구하고자 했다.
그 결과물로 국내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시각예술 작가 51명/팀이 참여해 제작한 총 100점의 신작 포스터가 수록되었다. 다양한 배경과 각기 다른 작업 방식을 가진 참여 작가들은 국가폭력, 반민주주의, 인권침해에 대항한 사건과 이슈를 살펴보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시각화해 보여준다. 그리고 포스터 작업에 대해 참여 작가들이 직접 쓴 짧은 글도 수록되어 ‘존엄, 공감, 기억, 비평, 대화, 경계, 회복, 미래, 지속, 연대’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어떻게 역동적인 시각언어로 해석해 내었는지를 진솔하게 전한다.
참여 작가로는 가스 워커, 게릴라 걸즈, 권민호, 다이애나 에자이타, 디스 애인트 로큰롤, 마크 고잉, 멜린다 베크, 문상현, 사키 호, 조나단 반브룩, 카로 악포키에르, 킴 알브레히트, 하이 온 타입 등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의 전시 및 다양한 작업을 통해 ‘지금, 여기’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시각예술 작가들이 함께했다. 또한 『가디언』, 『뉴요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국제앰네스티 등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및 기관의 사회문화적 이슈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들도 참여했다.
한국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독일, 말레이시아, 멕시코, 미국, 미얀마, 스페인, 아르헨티나,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이란, 이탈리아,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타이완, 태국, 홍콩 출생의 작가들이 참여해 전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현실을 그려내고, 다국적·다중적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이와 더불어 초청 필자 정근식, 김상규, 게이코 세이, 에치오 만치니의 글은 ‘국가폭력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시각 표현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지’, ‘지금의 시각문화/디자인 액티비즘의 현장은 어디에 있고,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지’, ‘디자인은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짚어보며 프로젝트를 보다 확장된 관점으로 열어 준다.
또한 ‘젊은 미래의 디자이너들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마주하고 있을까’, ‘인권을 생각할 때, 디자이너는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디자인의 실천적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공유하며 2023년 6월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과 함께한 민주인?권 디자인 워크숍의 내용도 짧게 소개되어 있다. 워크숍 참여자들과 함께 시민으로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을 생각하며 배웠던 소중한 시간을 담았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팀(감독 장문정, 큐레이터 김경원 · 강유미)은 이 책이 새로운 시민 공간을 창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고루한 계몽주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미래로 우리를 안내하길, 독자들의 해석과 목소리가 더해져 의미 있는 대화와 혁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깊이 애도하고, 사회적 · 역사적 약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연대의 힘과 중요성을 표현하는 여정에 함께 해주시길 청한다. 모든 글은 국 · 영문으로 수록되어 있어 영어권 독자들에게도 전해질 예정이다.
목차
민주주의 씨앗뭉치 | 장문정, 김경원, 강유미
민주: 끊임없는 질문
일상의실천
조나단 반브룩
크리스 버넷
카로 악포키에르
크리스티나 다우라
가스 워커
빅토리아 치혼
디자인 & 피플
프라챠 수비라논트
크리스 리(이정민)
카테리나 코롤레프체바
미콜라 코발렌코
베른하르트 렝거
인권: 모든 사람의 이야기
안마노
디스 애인트 로큰롤(찰리 워터하우스, 클라이브 러셀)
하이 온 타입
마크 고잉
엘리엇 스톡스
에런 니에
굿퀘스천(우유니, 신선아)
이경민(플락플락)
신인아
권민호
이지원(아키타입)
박새한
게릴라 걸즈
애니나 테케프
로시 루즈베하니
멜린다 베크
레이븐
이재영(6699프레스)
윤예지
엘머 소사
루이스 마존
프란체스카 산나
다이애나 에자이타
루카 손치니
씨앗뭉치: 공감과 연대
파흐미 레자
일레인 로페즈
일레인 L
시멘트(박용훈, 양효정)
국지은
오사와 유다이
문상현
골든 코스모스(도리스 프라이고파스, 다니엘 돌즈)
사키 호
세바스티안 큐리
스튜디오 하프-보틀
킴 알브레히트
스튜디오 헤잔느 달 벨로
장문정
폭력과 이를 넘어서는 정의에 관하여 | 정근식
국가폭력의 역사에 대한 시각적 기념, 그 가능성과 한계 | 김상규
군부와 청소년 행동주의: 태국의 경우 | 게이코 세이
프로젝트 중심 민주주의: 민주주의 실험을 위한 디자인 | 에치오 만치니
민주인권 디자인 워크숍
작가 약력
필자 약력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51명(팀)의 국내외 작가와 4명의 필자가 100점의 포스터와 글로 전하는 민주 · 인권 이야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연대의 씨앗뭉치
1976년 서울 도심 한복판에 ‘완벽한 고문 밀실’로 설계된 남영동 대공분실은 평범한 시민과 학생들을 상대로 자행된 끔찍한 국가폭력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 국가폭력의 현장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공간인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조성하고 있다. 『민주주의 씨앗뭉치』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을 기념하여 제작되었으며,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를 통한 결과물이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한 실천과 담론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포스터라는 형식을 통해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팀(감독 장문정, 큐레이터 김경원?강유미)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 왔으며, 포스터 작업을 통해 간결하고도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을 국내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시각예술 작가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선상에서 반복되고 있는, 반복될지도 모르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거나 / 각기 다른 공간에서 일어난 유사한 혹은 같은 사건이 지닌 서로 다른 양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거나 / 미디어의 자극적인 이슈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한 그러나 주목해야 할 이야기, 낮은 목소리를 전달해 주길’ 청했다. 이에 응답한 국내외 51명(팀)의 참여 작가들은 총 100점의 신작 포스터와 포스터에 대해 직접 쓴 글을 통해 각기 다른 시각언어로 새로운 메시지를 더해 주었다.
참여 작가들은 남영동 대공분실, 남한과 북한, 미국 국회의사당, 나이지리아 선거, 중국의 코로나 봉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인권 문제, 인도 및 태국의 정치 현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 원인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평등, 존재의 다양성과 소수자 인권, (한국, 아프가니스탄, 이란, 미국, 미얀마 등) 세계 각지의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폭력,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 인간적인 환경에서 노동할 권리, 난민과 이민자의 존중받을 권리 등을 주제로 한 작업들은 모든 사람이 맺는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진전시키기 위한 저항, 투쟁을 통해 얻고자 하는 자유, 열린 공감과 연대를 위한 방법 등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과 표현은 복잡하고도 공고한 연결 고리를 이루며 계속 이어진다.
“우리가 진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가 역사를 알고 있는가?(카테리나 코롤레프체바), 민주주의의 앞에 ‘누구의’를 붙이는 건 성립되는 말일까? 민주주의가 오늘날 모든 사회 구성원을 위한 것이라는 명제는 참인가?(신인아), 평등이란 정확히 무엇인가?(하이 온 타입),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는 어떤 모습이겠는가?(크리스 버넷)” 등등 작가들의 글에는 예리한 질문 또한 담겨 있다.
이에 더해 초청 필자 정근식, 김상규, 게이코 세이, 에치오 만치니의 글은 개관을 앞둔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담아 나가야 할 예술적 상상력, 적극적인 가공을 더한 시각적 표현, 신선한 행동주의, 참여적 민주주의 프로젝트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참여 작가와 필자들이 꺼내 놓은 이 민주인?권의 씨앗뭉치가 독자들의 손을 통해 퍼져 나가서 다시 새로운 초록의 생명들을 만들어 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