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색의 세계를 여행하는 정말 아름다운 지도
2024 세계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WIA 2024) 과학과 기술 부문 최종 후보
『색의 지도_빛, 안료, 그리고 아름다운 시선』은 색의 과학적 원리부터 시대와 문화권별 색의 의미,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한 발견과 발명, 첨단 과학과 미래의 색 등 색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아름답고 유쾌한 그림과 함께 들려주는 책이다. 지구의 역사를 시대와 주제별로 명쾌한 연표와 생생한 그림으로 그려 호평을 받은 『시간의 지도_정말 아름다운 세계사』의 톰마소 마이오렐리와 카를라 마네아가 함께 한 두 번째 책이다. 화가 카를라 마네아는 이 두 책을 내면서 ‘2024 세계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WIA 2024) 과학과 기술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다.(9월 발표 예정)
색은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뇌과학자들의 주장대로 뇌에서 ‘창조’되는 걸까? 빨간색 소화전, 주황색 구명조끼, 초록 신호등처럼 세계적으로 같은 의미의 색도 있지만, 불과 70년 전까지 유럽에서 분홍색은 남자아이, 파란색은 여자아이의 색이었다. 왜일까? 『색의 지도_빛, 안료, 그리고 아름다운 시선』은 책을 보는 독자를 ‘너’라고 부르며 색과 보는 나의 관계를 설정한 다음 친근하고 자세하게 빛과 색의 과학적 원리를 들려준다. 빨간색은 눈길을 사로잡는 강렬함과 힘, 노란색은 따뜻함과 반짝임, 초록색이 가장 편안한 느낌인 것은 최초 사람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자연의 색에서 유래한 것이다. 반면 왕과 귀족에게만 허락된 진홍색, 자홍색과 부처님의 사프란 오렌지 등은 그 색을 내는 안료가 무척 귀했다는 사정과 직결되기도 한다. 색을 향한 사람들의 열망은 끝없었다.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인들은 선주민이 붉은색을 염색하는 재료 코치닐(연지벌레)을 대량 유럽으로 가져갔고, 이끼 위에 소변을 보다 우연히 오리첼로(보라색)을 발견한 상인 준타 가족은 큰 부자가 되었다.
최근 200여 년 사이 화학 염료가 속속 발명되면서 색의 세계는 확연히 넓어졌다. 돼지 방광으로 만든 봉투에 보관하던 유화 물감을 튜브 용기로 바꾸면서 인상파 화가가 등장했고, 키니네 약을 만들다 우연히 발견한 모브(연보라)가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이 되었으며, 미래에는 미생물이 물을 적게 쓰는 친환경 염색을 가능하게 하리라는 이야기도 신선하고 흥미롭다.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다채로운 형태와 풍부한 색감의 그림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어려서부터 총천연색을 보며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에게 색깔 뒤에는 오랜 세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고, 예술과 아름다움을 즐기며 일상을 풍성하게 가꾸는 상상력을 자극해 우리 삶을 다채롭게 물들이는 ‘색의 지도’가 되어 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색은 어디에 있나요?
눈과 색
색과 색의 관계
색을 본다는 것
색 만들기
무지개 색
빨간색
스칼렛 레드 진홍색
버밀리언 레드 주홍색
카민 레드 암적색
주황색
사프란 오렌지 밝은 주황색
노란색
오피먼트 웅황
골든 옐로 황금색
크롬 옐로 황연
초록색
에메랄드그린 선녹색
버디그리 녹청색
파란색
포드 블루 대청색
프러시안블루 감청색
울트라마린 군청색
이집트 블루 이집트 파랑
인디고 쪽빛
보라색
오리첼로 자주색
모브 연보라색
반 톤의 색
분홍색
마젠타 자홍색
퐁파두르 핑크 핑크바탕색
고동색
미라 브라운 이집트 브라운/햇볕에 탄 갈색
세피아 붉은 톤의 흑갈색
회색
무채색
검은색
하얀색
미래의 색
색의 지도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색은 존재하는 걸까, 머릿속에서 ‘창조’되는 걸까?
공책에 그림을 그리고, 얼굴에 화장을 하고, 색을 맞춰 옷을 입고…. 우리 일상은 늘 색과 함께한다. 수많은 색을 보고 사용하고, 자신만의 색과 톤을 찾고, 어느 날은 새로운 색을 발견하기도 한다. 눈을 감거나 빛이 없으면 색은 없어지지만, 색이 없는 무채색 세상을 떠올리면 우울하고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괴테는 말했지. “색은 빛의 작용이다.”(8쪽)
『색의 지도_빛, 안료, 그리고 아름다운 시선』은 책을 보는 독자에게 ‘너’라고 부르며 색과 보는 나의 관계를 설정한 다음 친근하고 자세하게 빛과 색의 과학적 원리를 들려준다. 빛이 사물을 비추면 그 사물이 반사한 파장이 우리 눈의 수정체와 유리체를 지나 망막에 도달한다. 이렇게 도달한 자극이 뇌에 전달되어 빛을 색으로 ‘해석해’ 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물리학자나 안경사는 색이 존재한다고 보지만 뇌과학자는 색은 ‘창조’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모두 일리가 있는 셈이다. 거미나 금붕어, 뱀 등 동물은 어떻게 색을 보는지도 상상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빛의 삼원색과 색의 삼원색이 조합되는 원리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 과학적인 설명이 그림과 함께 펼쳐져 쉽게 이해하게 해 준다. 괴테, 뉴턴이 등장하여 광학을 설명해 주고, 화학 안료 발명에 빠뜨릴 수 없는 헨리 퍼킨이 등장하며 그동안 잘 몰랐던 안료와 염료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색의 세계’를 여행할 나침반 같은 도입부를 지나면 무지개색-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인디고, 보라색, 반 톤의 색- 분홍색과 고동색, 무채색- 검정색, 회색, 하얀색 순서로 색의 의미와 역사적인 사건이 흥미롭게 펼쳐지는 ‘색의 지도’가 이어진다.
보라색은 황제의 색일까? 유령의 색일까?
색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고, 또 어떨 때 색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때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견을 만들기도 한다. 어떤 색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색은 살아 있어. 우리 안에서 만들어져.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색은 우리에게 가치와 편견을 전달하고 상상력을 이끌어 주지.”(7쪽)
빨간색은 강렬하고 금세 눈을 사로잡는 힘 있는 색이다. 19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웨딩드레스의 색으로 아름다움과 권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노란색은 그 밝은 빛이 보는 이의 기분마저 환하게 하지만, 보라색은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게 한다. 파란색은 조용하며 차분하며 가장 인기 있는 색이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은 파란색을 부르는 이름이 없어 ‘포도주색’ 정도로 불렀다고 한다.
파란색과 보라색의 중간쯤인 인디고는 블루진의 대유행으로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색이 되었고 회색은 한때 약간 ‘더러운 흰색’ 정도로 우유부단함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안정감과 균형감을 주는 인기 있는 색이 되었다. 검은색은 대체로 어둠과 우울, 애도를 뜻하지만 고대 이집트인들과 마사이족에게는 풍요의 원천으로 받아들여졌다. 보라색은 유럽에서 회개와 장엄함, 신성함을 상징하지만, 일본 만화 영화에서는 지하 세계 유령의 색이다. 지금은 으레 남자아이의 색처럼 인식되는 파란색은 중세 시대에는 ‘특별히 여성적인 색’이었다.
이처럼 색이 가지는 상징성은 지역별로, 시대별로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색의 지도_빛, 안료, 그리고 아름다운 시선』은 유럽의 전통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색이 일으키는 감정과 상징을 생생하고 경쾌하게 이야기해 준다. 이런 다양한 시각은 색을 보는 우리의 시선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감수성을 더 깊어지게 해 줄 것이다.
돌과 이끼와 소변, 미라의 뼛가루까지 색을 내는 비법을 찾아서
색은 만들어지고 변화한 제각각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광물이나 동식물로 색을 만들고 이것이 알려져 널리 쓰이는 과정, 각기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색이 발명되고 쓰이다 대륙을 오가며 퍼지고, 때로는 충돌을 일으키며 새로운 역사, 문화와 예술을 만들어 낸 이야기가 『색의 지도_빛, 안료, 그리고 아름다운 시선』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최초의 사람들은 오커라는 붉은 돌과 숯을 이용해 지금도 생생한 멋진 벽화를 남겼다. 고귀한 색으로 불렸던 스칼렛 레드(진홍색)는 참나무에 사는 벌레를 원료로 만들었는데 천 두루마리 하나가 장인의 3년 수입과 같을 정도였고, 왕이나 귀족, 장군만이 입을 수 있었다. 대청이라는 식물은 포드 블루라는 파란색 염료의 원료로,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 로마의 침공에 맞선 켈트족과 바이킹들은 이 대청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약사이자 색 제조자의 실수로 탄생한 프러시안블루, 최초의 합성 염료는 군대 유니폼으로 쓰이며 큰 성공을 거두어 화학 염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중세에 쓰인 노란색 오피먼트와 버밀리언 레드의 진사 등 아름답지만 안전하지 않은 색도 많았다. 독성으로 가장 유명한 색은 바로 에메랄드그린(선녹색)이다. 비소가 주성분이었는데 그 위험성을 제대로 알기 전까지 사용하는 사람들은 곧잘 피부 발진, 구토, 복통 같은 증세를 겪었다. 지금도 나폴레옹의 죽음이 거처 벽의 에메랄드그린 벽지 탓이라고 의심하는 역사가들이 있을 만큼 독성이 강했다. 성분이 알려진 뒤에는 쥐약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투명함과 강렬함으로 그림자나 피부를 표현할 때 쓰던 미라 브라운(이집트 브라운)은 실제로 미라의 뼈 가루로 만들어졌다. 더 효과적으로 색을 내기 위해 미라의 뼈만 사용할지, 피부까지도 사용할지와 같은 무시무시한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18세기부터 화학 염료의 발명은 빨라지고 새로운 색이 속속 발명되었다. 이 색들은 옷으로, 그림물감으로, 종이로 우리의 일상을 아름다운 총천연색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첨단 과학은 블랙홀과도 같은 가장 검은 검정색, 가장 순수한 파란색을 발명하였다. 미래에는 물을 적게 쓰며 염색을 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활용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도 나올 것이라고 한다. 본문 끝에는 이 다채로운 색들이 탄생한 지역을 표시한 세계 지도가 펼쳐져 세계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