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교사를 하면서 소설 세계에 입문한 후, 다수의 작품을 발표해온 조정희 작가의 신작. 49일간 벌어진 각종 악행 사건들을 단죄하는 속 시원한 스토리가 전개되는 이 소설은 사회에 존재해서는 안 될 빌런들을 처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옴니버스(Omnibus) 형식을 띠고 있으며, ‘악행’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짧은 사건들이 한 편의 작품을 이루었다.
목차
프롤로그
내가 죽은 날
1.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없다
왕이 죽기 전(1)
2. 어때, 섬뜩하지
왕이 죽기 전(2)
3. 사냥꾼, 사냥감이 되다
나는 어미 고양이
철민 숙자의 오두막(1)
4. 악몽에 굴복하다
철민 숙자의 오두막(2)
5. 악행, 강제종료되다
과대망상
6. 양심을 선언하다
뫼비우스 숲
7. 청산유수 말을 잃다
49일
숲에 스미다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소설의 시작과 끝 ‘휴양림’, 49재(四十九齋) 의미 담은 ‘49일’
학폭 가해 학생, 갑질 주민, 투자자 꾄 사기꾼 등 빌런 처단
소설의 시작과 끝은 숲속의 오두막, 즉 ‘휴양림’이다. 여기서 ‘49일’은 49재(四十九齋)를 암시한다. 사람이 죽은 뒤 7일마다 일곱 번씩 명복을 빌어주고 49일째에 치르는 불교식 제사의례인 49재는 죽은 이가 그동안에 불법을 깨닫고 좋은 다음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비는 제례의식이다.
《휴양림 49일》은 약 50일 동안 세상에서 벌어지는, 악당들의 죄를 단죄하는 다양한 상황들이 묘사되는데 악행을 저지른 자들을 회복 불능의 상황으로까지 만들어버린다. 그것도 누가,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는지 세상은 전혀 모른다. 오리무중에 빠진 수사기관과 국민은 추측만 할 뿐이다.
단죄 대상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이나 필리핀 거점 취업사기단 우두머리, 고양이를 화살로 쏘며 동물을 학대한 사회 부적응자 청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적 몰이에만 몰입하고 법 위에 군림했던 못된 정치인,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하며 집요하게 괴롭힌 갑질 주민, 가해자 측과 은밀한 거래로 피해자의 변호를 포기한 비리 변호사, 청산유수 언별술로 투자자를 꾄 사기꾼 등 사회 곳곳의 빌런들이다.
주인공 최지왕, ‘나를 지탱하고, 움직이고, 사용하는 자’
49일 동안 일어난 사건들을 따라 악행, 강제종료되다
주인공 최지왕. “나는 ‘왕’이다.” 지왕 스스로 쓰기로 한 별명이다. ‘나를 지탱하고 움직이고 사용하는 자’란 의미다. 사실은, ‘자신의 몸을 자신의 의지대로 쓰지 못하고 죽은 자’의 한풀이용 이름일 수도 있다. 결국 숲속 오두막에서 미라로 발견된, 죽은 지 50일 정도 지난 남자 시신이 이를 암시한다.
소설 속에서 사건을 접한 한 경찰관은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한다.
“귀신이 사람을 폭행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이건 귀신이 사람을 폭행한 증거라 할 수밖에 없어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온갖 사건 사고를 마주하다 보면 귀신이 사람 일에 간섭을 좀 했으면 싶을 때도 있거든요. 법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범죄자도 분명 있으니까요.”
벅찬 49일 동안 일어났던 사건들을 따라 악행이 강제종료되었다. 독자들의 울분을 속 시원하게 해소하였다. 내가 아닌, 주인공 ‘왕’이 그 역할을 대신하였다.
좀 더 과감하고 파괴력 있는 작품, 독자에게 통쾌함 선사
“귀신은 뭐하나, 저런 놈 안 잡아가고…, 바로 그런 심정”
《휴양림 49일》은 그간 조정희 작가가 내놓은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작품이다. 연인 간의 사랑 또는 이별, 현실을 뛰어넘는 가족 간의 사랑 그리고 사람 이야기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이번 작품은 좀 더 과감하고 파괴력이 있다. 읽는 이로 하여금 통쾌함을 선사한다. 내가 하지 못한 것을 히어로가 나타나 해결해 주는 듯하다. 그래서 독자가 대신 위로받는 ‘대리만족 소설’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돈으로 언론을 조종하고, 돈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돈으로 사람을 흔듭니다. 그 말은, 돈이 없으면, 언론의 죄를 입고, 여론의 매를 맞고, 사람에 배신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참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고 말한 저자는 “억울한 누명에 죽고, 일을 잃고, 가정이 파탄 난 사람들. 두 눈 뜨고 그런 일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무력감을 떨쳐버리기 위한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귀신은 뭐하나, 저런 놈 안 잡아가고, 바로 그런 심정이라고 할까요.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만들어낸 망상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쓰는 동안 스스로 위로받는 시간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사회 안전망에 대한 불안감, 악당들이 착한 사람들보다 잘사는 세상 속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사건 전개, 이를 따라잡는 조정희 작가만의 생생한 필치로 그려낸 긴장감 넘치는 이 소설이 독자들의 마음에 쌓여 있던 우울함과 불안감, 긴장감 등을 해소하는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