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음과 함께 살면서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내가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하루하루가 이토록 찬란하다는 것을 과연 알 수 있었을까”
“당신이 정말 부검 전문가라고요” “그런 일을 하면서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면서 살 수 있는 거죠” 뮌헨 공과 대학교 병리과에서 25년째 부검 일을 하고 있는 유디트 브라우나이스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시신을 칼로 가르고 그 속을 들여다보는 부검의 과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렵고 꺼려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 지만 브라우나이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는 부검대 위에 놓인 죽음을...더보기“죽음과 함께 살면서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내가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하루하루가 이토록 찬란하다는 것을 과연 알 수 있었을까”
“당신이 정말 부검 전문가라고요” “그런 일을 하면서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면서 살 수 있는 거죠” 뮌헨 공과 대학교 병리과에서 25년째 부검 일을 하고 있는 유디트 브라우나이스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시신을 칼로 가르고 그 속을 들여다보는 부검의 과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렵고 꺼려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 지만 브라우나이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는 부검대 위에 놓인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오히려 삶의 소중함을 느낀다.
수술 중에 죽은 말기 암 환자, 출산 몇 주를 앞두고 유산된 태아,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 부검실에는 매일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도착한다. 그는 이들을 해부해 사인을 밝힌 후 정성을 들여 최대한 원래대로 돌려놓으며, 슬픔에 빠진 유족들을 상담하고 장례 절차를 안내한다.
그는 스스로를 프로일라인 토트(Frulein Tod), “죽음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산 덕분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쉬는 날이면 훈제 연어와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먹고, 파티에 서 칵테일을 마시며 춤을 추고, 남편과 반려 고양이 랄레가 함께하는 일상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뮌헨 공대 병리학 연구소 25년차 부검 전문가가 들려주는 떠난 이들의 마지막 모습
그리고 그들이 남겨진 이들에게 건네는 이야기
≪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는 부검실 안팎에서 펼쳐지는 유디트 브라우나이스의 자전적 이야기 다. 그러나 그 세계를 결코 어둡거나 무섭게 그리지 않는다. 떠난 이들을 돌보고 남겨진 이들을 위로해 온 브 라우나이스의 시선을 따라 따뜻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
“나는 어릴 적부터 사람들이 죽음을 애도하고, 죽은 사람을 기리고, 묘지를 찾아간다는 사실을 배웠다.… 방금 꺾은 꽃을 놓아두고 묘지를 청소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브라우나이스는 여섯 살 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던 존재인 외외증조할머니를 떠나보내면서 죽음이 삶의 자 연스러운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는 임종을 앞둔 할머니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고 작별 인사 한마디 건네지 않고 도망쳤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 여전히 죄책감이 들지만,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 다고 해서 할머니의 사랑까지 떠난 것은 아니”라며 천국에서 지켜보고 계실 할머니를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나는 삶의 유한함을 직시하면서 일하고 춤추고 사랑하며 살아가려 한다”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죽음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던 브라우나이스는 10대 때 부검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그는 전문학교(Fachschule)에서 첫 부검 실습에 참여한 지 1년 만인 1998년, 현재의 직장인 뮌헨 공과 대학교 병리과에 자리를 잡았다. 병리과로 운반되어 온 시신을 사망 진단서와 대조하고,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바로 내보낼지 법의학과에 부검을 의뢰할지 아니면 병리과에서 임상 부검을 진행할지를 판단하고, 그중에 임상 부검의 대상이 되는 시신의 검시 결과를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정 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일은 흥미로웠고 순조로웠다. 하지만 10년가량 그 일을 계속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죽은 이를 보면 해부하고자 하는 욕망을 느끼기보다는 그 사람이 처했던 죽음의 상황을 떠올리게 되었 다. 고인이 겪었어야 했을 충격과 고통, 두려움을 상상하게 되었고 유족들이 견뎌야 할 슬픔이 그에게도 민감 하게 다가왔다.
그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부검을 계속하면서 애도식을 거행하고 유족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애도 상 담가의 일을 병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죽음을 냉정하고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동시에 엄청난 상실 감을 감내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선사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병들고 죽음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하고 젊은 시절에 이 사실을 기억하면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브라우나이스는 말한다. 매일 삶의 유한함을 직시하며 일하고, 춤추고, 사랑하며 살아가라 고. 이 책 ≪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를 통해 그동안 망각했던, 혹은 금기시했던 죽음의 세계를 마주보게 되면 지금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과 언젠가는 영원히 떠나보내게 될 이들의 의미가 새삼스럽게 다가올 것이다.닫기
목차
들어가며
1장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시체를 주시고!
2장 죽음과의 첫 만남
3장 게르트루트 할머니
4장 세상에서 제일 흥미로운 일
5장 가위질, 칼질 그리고 탐험
6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다
7장 당신이 부검의인가요
8장 팬데믹 시대의 삶
9장 시체 안치실 바깥의 기쁨과 슬픔
10장 아주 작은 영혼들을 보내는 방법
11장 전설적인 부검
12장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13장 총격
14장 어둠과 빛 사이에서
15장 추모 연설에 필요한 것
16장 시신 기증
17장 어떻게 천사들을 노래하게 만들까
18장 죽음을 사랑하며 계속 살아가기
감사의 말
작가
프로일라인 토트 (지은이), 이덕임 (옮긴이)
출판사리뷰
“죽음과 함께 살면서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내가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하루하루가 이토록 찬란하다는 것을 과연 알 수 있었을까”“당신이 정말 부검 전문가라고요” “그런 일을 하면서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면서 살 수 있는 거죠” 뮌헨 공과 대학교 병리과에서 25년째 부검 일을 하고 있는 유디트 브라우나이스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시신을 칼로 가르고 그 속을 들여다보는 부검의 과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렵고 꺼려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 지만 브라우나이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는 부검대 위에 놓인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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