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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신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십 번 불리는 그곳
익숙하고도 낯선 욕구의 세계
모성애라는 미스터리를 거침없이 시험하는 SF 스릴러
두 아이를 돌보며 숨가쁘게 살아가는 주인공 몰리. 고식물학자로서 발굴 현장의 고독 속에 머물 때면 살아 있는 것 같지만 하루의 끝엔 사투와 같은 육아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뮤지션인 남편 데이비드가 공연을 위해 집을 비운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집에서 낯선 발걸음소리를 듣는다. 첫째 딸 비브를 낳은 뒤부터 종종 나타나는 혼돈 증세의 일부가 아닐까 의심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두려움에 빠진 몰리는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몰리의 눈앞에 사슴 가면을 쓴 침입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면 속의 침입자는 몰리와 소름 끼칠 만큼 닮아 있다. 침입자는 자신이 발굴 현장의 틈새를 통해 평행우주에서 이 세계로 온 또다른 몰리라고 주장한다. 몰리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간직한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녀는, 또다른 세계에서 폭발 사고로 아이들을 잃었다며 두 아이를 함께 키우자고 한다. 느닷없이 나타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이 침입자, 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모든 것이 그녀의 모든 것을 필요로 하는 이 혼돈의 세계에서, 몰리는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 헬렌 필립스의 소설, 『당신이 필요한 세계』가 출간되었다. 칼비노의 경쾌함과 사라마구의 따듯함을 지닌 작가라는 평을 받는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평행우주와 육아, 산후우울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결합해 모성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2019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우주와 시간이라는 주제를 탐험하는 SF이자,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를 마주하는 스릴러이자, 육아와 결혼생활의 양면을 예리하게 풀어낸 사실주의 소설인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장르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목차
1부 _011
2부 _085
3부 _119
4부 _195
5부 _289
에필로그 _335
감사의 말 _341
옮긴이의 말 _345
작가
헬렌 필립스 (지은이), 이진 (옮긴이)
출판사리뷰
당신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십 번 불리는 그곳
익숙하고도 낯선 욕구의 세계
모성애라는 미스터리를 거침없이 시험하는 SF 스릴러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 헬렌 필립스의 소설, 『당신이 필요한 세계』가 출간되었다. 칼비노의 경쾌함과 사라마구의 따듯함을 지닌 작가라는 평을 받는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평행우주와 육아, 산후우울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결합해 모성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2019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우주와 시간이라는 주제를 탐험하는 SF이자,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를 마주하는 스릴러이자, 육아와 결혼생활의 양면을 예리하게 풀어낸 사실주의 소설인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장르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평행우주에서 또다른 내가 찾아왔다.
사고로 아이들을 잃은,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가.
두 아이를 돌보며 숨가쁘게 살아가는 주인공 몰리. 고식물학자로서 발굴 현장의 고독 속에 머물 때면 살아 있는 것 같지만 하루의 끝엔 사투와 같은 육아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뮤지션인 남편 데이비드가 공연을 위해 집을 비운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집에서 낯선 발걸음소리를 듣는다. 첫째 딸 비브를 낳은 뒤부터 종종 나타나는 혼돈 증세의 일부가 아닐까 의심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두려움에 빠진 몰리는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몰리의 눈앞에 사슴 가면을 쓴 침입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면 속의 침입자는 몰리와 소름 끼칠 만큼 닮아 있다. 침입자는 자신이 발굴 현장의 틈새를 통해 평행우주에서 이 세계로 온 또다른 몰리라고 주장한다. 몰리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간직한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녀는, 또다른 세계에서 폭발 사고로 아이들을 잃었다며 두 아이를 함께 키우자고 한다. 느닷없이 나타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이 침입자, 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모든 것이 그녀의 모든 것을 필요로 하는 이 혼돈의 세계에서, 몰리는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모성애라는 영원한 미스터리
도합 26킬로그램인 두 인간의 욕구 사이에 욱여넣어진다는 것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두 아이를 돌보는 엄마 몰리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아이를 재우느라 밤을 새운 여파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금요일 밤에 친구들과 맥주 한잔하는 일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 같다. 남편 데이비드는 몰리에겐 일어나지 않는 불가피한 일들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에 부재중이다. 새벽을 깨우는 아기의 울음소리 역시 기이하게도 몰리에게만 들린다. 종종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을 느끼지만 그 불안의 원인을 제대로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다. 두 아이를 돌본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
다른 엄마들도 다 이런가. 늘 이렇게 살짝 겁에 질려 있을까. 다른 엄마들은 그렇지 않고 자신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일까봐 걱정이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얼마나 엄청난 일인가, 매초 도사리고 있는 부상의 가능성, 그 아찔함을 선명하게 의식하며 매 순간을 보낸다는 것은. (35쪽~36쪽)
누군가를 돌보는 노동으로 자신을 희생해본 사람이라면 ‘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순간에 대해 알 것이다. 이때 나와 완전히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돌봐줄 누군가를 원하는 것은 결코 과한 바람이 아닐 것이다. 나와 같은 손과 몸이라면 더 좋다. 설령 그것이 평행우주에서 온 존재일지라도. 바로 이러한 상상으로부터 이 매혹적인 이야기는 탄생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녀의 오랜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두 곳에 동시에 있는 것. 두 개의 몸을 갖는 것. 그녀 자신이 회복하는 동안 그녀와 똑같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것. (323쪽)
소설은 모성애라는 문제적인 개념을 낯설지만 담대한 방식으로 실험한다. 가장 익숙하고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에, 가장 이질적인 침입자가 등장하며 우리가 믿고 있던 진실들은 흐릿해지고, 눈앞에는 극단적인 선택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두 명의 같고도 다른 엄마가 선보이는 아찔한 결투는 묻는다. 여성이 엄마로서 가지는 본능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엄마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인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죽이고 자신도 죽을 수 있다고 말하는 마음과, 환청을 듣고 만성적인 불안에 시달릴 만큼 육아에 지친 육체의 모순이야말로 모든 ‘엄마’가 경험하는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은 바로 이 모순을 생생한 서스펜스와 함께 우리에게 체험시키고, 그녀들의 선택을 끝끝내 이해하게 만든다.
수십억 개의 우주 속 수십억 명의 몰리들
서로 다른 가능성의 세계들 사이에서
고식물학자인 몰리가 일하는 발굴 현장에서는 얼마 전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발굴되기 시작한다. 흔하면서도 어딘가 조금씩 다른 물건들이다. 글씨가 이상한 방향으로 기울어진 코카콜라 병이나 보통의 것보다 조금 더 깊고 좁은 알토이즈 통, 그리고 이 세계와는 다른 명사로 신을 지칭하는 성경. 이 세계의 것과 완전히 같으면서 완전히 다른 발굴품들은 어쩌면 『당신이 필요한 세계』 그 자체와도 닮아 있다. 낯익은 문장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복되고 변형되며 기시감을 자아내지만 어떤 확신도 주지 않는다.
익숙하지만 아주 살짝, 그러나 근본적으로 다른 물건이 풍기는 섬뜩함을.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코카콜라 병. 잠깐, 내가 착각하는 건가 (52쪽)
언캐니(uncanny)한 발굴품들, 그리고 섬찟한 익숙함이 자아내는 긴장감은 침입자의 등장으로 배가되며 놀랍게도 에필로그를 덮을 때까지 계속된다. 짧고 힘있는 문장을 정신없이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또다른 우주를 향한 사색에까지 닿아 있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전개 속에서 질문과 해답은 뒤엉킨다. 생생한 현실 속에 스며드는 비현실은 일상을 깨는 아이의 울음소리처럼 뇌리에 박혀 머문다. 두려워도 멈추지 말고 의심할 것, 그리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 서로 다른 가능성의 세계들 사이를 헤매다보면 낯선 두 개의 그림자 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육아 그 자체처럼,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두려움과 광기, 그리고 풍자로 가득한 코미디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진실을 담대한 구조와 섬세한 언어로 담아냈다. 필립스는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피로와 권태, 결혼생활의 양면을 탁월하게 그려낸다. 누군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누군가 문에 손가락을 찧는 순간. 과학수사보다 정확한 필립스의 묘사를 통해 우리는 그 즉시 부모가 되는 대가를 뼈저리게 알게 된다. 지루하면서도 놀라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익숙하면서도 놀랄 만큼 낯선 일상이 펼쳐진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많은 부분을 희생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지키려 노력하는 몰리의 분투는 놀랍다. 엄마라면 누구나 이 신선한 소설에서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필립스는 이 체험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법을 알아냈고, 없었다면 우리 또한 존재하지 못했을 ‘그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 워싱턴 포스트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이 당신을 낭떠러지로 몰고 간 적 있다면 열 쪽을 채 읽기도 전에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악몽 같은 소설은 침입자를 마주하는 스릴러로 시작해 평행우주를 다루는 사색적인 SF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이야기로 끝이 난다.
- 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