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지 않는 하루』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이화열 작가의
닮음과 다름, 독립과 의존에 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
“타인이란 구원이 아닌 위로일 뿐,
‘자신’을 위탁할 곳은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뿐이다”
특유의 섬세한 시선과 담담하면서도 위트 있는 필치로 일상을 담아내는 에세이스트, 신형철 평론가로부터 “한국식 에세이의 관습이 말끔히 제거되어 있는, 진짜 고수의 글”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가, 『지지 않는 하루』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넸던 이화열이 여섯 번째 에세이 『서재 이혼 시키기』로 돌아왔다.
앞서 『서재 결혼 시키기』의 저자 앤 페디먼은 남편과 서재를 합치며 진정으로 결혼을 완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녀의 남편 역시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것은 당신의 책이기도 해. 내 삶 역시 당신 것이듯이”라는 닭살 돋는 사랑 고백을 헌사했다. 반면 이화열 작가는 결혼 25년 만에 남편과 서재를 나누며 ‘닮음’의 열망 때문에 ‘다름’이라는 현실을 간과하고 살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책 『서재 이혼 시키기』에 타인과 더불어 살지만 궁극적으로 자아를 잃지 않는, 독립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만약 자신을 제대로 소유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면, 타인을 통해서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혼에서 독립은 상대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면서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과 행복을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_ 「여는 글」에서
독립적인 삶의 태도는 기질과 취향이 다른 영원한 타인인 배우자와 고군분투하는 결혼생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성장과 독립을 겪으면서 따뜻한 애착의 습관, 정신적인 탯줄을 끊고 함께 성장해야 하는 부모에게도 꼭 필요하다. 나아가서 단단하고 영리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미덕이다. 작가는 배우자 올비, 자녀 단비와 현비, 부모, 그리고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따뜻하고 소소한 하루하루를 통해 나를 온전히 발견하고 타인 대신 ‘자신’으로 채우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배우자와 부모, 자녀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 관계 때문에 힘들고 지친 사람들, 자기 인생에 ‘자신’이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 『서재 이혼 시키기』를 추천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도 의존적이지 않은, 자아를 잃지 않고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목차
여는 글_ 타인과 함께 자아를 잃지 않고 사는 법
1. 닮음과 다름, 독립과 의존 사이
서재와 결혼
올비라는 남자
완벽한 스웨터가 존재한다는 착각
그룹 여행 vs. 자유 여행
모든 걸 다 잘하는 여자
‘혹시라도’라는 섬
결혼의 멍청한 면
고칠 것과 버릴 것
부부의 세계
생일 케이크
결별에서 배워야 할 것
타인의 취향
선택적 기억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
독서 외출
여행이몽
공항 안전검색대 통과하기
정육점 뒷담화
긍정의 화신
다람쥐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년의 습관
2. 탯줄 자르기
다정한 습관과 헤어지는 연습
식구의 의미
최고의 부모
헤어질 시간
실망마저도 가로채서는 안 되는 일
루브르 데생 수업
슬픈 행복감
즐거움에 무뎌지지 않는 기술
행복한 거래
나를 닮은 이와 떠나는 여행
사랑이라는 습관
부모와 아파트
즐거움을 나누려는 욕망
3. 온전히 자기 자신과 만나는 일
느긋함이라는 현명함
에펠탑과 고사리
덤으로 얻은 선물
와인 같은 여자, 소시송 같은 남자
행복한 나이
롤링스톤스 티켓
종말에 대해서
늙음도 공평하지 않아
단비와 코
정육점 주인 람단
완벽한 휴가
마담 페루
로맨스와 음악
엄마가 차려준 식탁
저녁 산책
놓친 기차 여행
행복하게 늙을 준비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함께 있어도 외롭다면, 다정한 습관과 결별하고 다시 홀로 서야 할 때!
타인과 함께 자아를 잃지 않고 사는 법
가까운 관계일수록 다름을 인정하기 어렵고 의존적일 가능성이 높다. 사랑하는 사람과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독립적인 삶을 살기 어렵다. 그 사이에 바로 ‘나’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자아’를 잃으면 함께 있어도 외롭고, 인생에서 혼자 서는 건 더더욱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상대에게도 마찬가지로 요구하기 쉽다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자신의 욕망, 자아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상과 세상을 흐리게 보고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서 공존이란 불가능하다고도 말한다.
“친구는 혼자 되는 것에 대해 말하고 나는 혼자 서는 것에 대해 말한다. 사람들은 연애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결혼을 선택하거나 아이를 낳기도 한다. 때로는 이혼하기도 하고 배우자를 먼저 보내기도 한다. 어디에 있든지 자기 안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면 괜찮다. 비극의 서사는 자신을 맡아주거나 책임져줄 타인을 기대하는 것이다. 자신은 벗어던져야 할 무거운 짐가방이 아니다. 신을 비롯해서 타인이란 구원이 아닌 위로일 뿐, ‘자신’을 위탁할 곳은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뿐이다. 어떤 사람은 용기 없이 도망치거나 모호한 희망을 가지고 살면서, 타인들의 시선으로 절망한다.” _ 본문에서
타인의 빌려온 욕망이 아닌, 일상에서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나 자신도, 관계도 건강해지고, 우리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행복을 발견해 이름 붙일 수 있다. 함께 있어도 외롭다면 이제 다정한 습관과 결별할 시간이다! 이화열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관계에서 의존성을 떨치고 홀로 서는 순간, 삶이라는 유리창을 조금 더 명료하게 닦아낼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