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근거 없는 낙관론자 스티븐 핑커에 대한
역사학계의 첫 전면적 비판서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는 인류사에서 “문명화과정에 따른 폭력성의 순화와 평화화”로 인해 폭력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는 낙관적 주장으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사회과학 전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비판받아왔다.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는 전 세계의 권위 있는 역사학자들이 ‘폭력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와 왜곡에 바탕을 둔 핑커의 저술을 전면적으로 논박한 최초의 책이다.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에서 다양한 분야의 역사학자들은 잘못된 기본 개념부터 원천자료에 대한 몰이해, 통계의 오용 및 편파적 해석, 반대증거의 무시, 인지적 편견, 폭력의 편협한 범주, 피해자의 고통이 아닌 공격자의 분노회로가 중심이 되는 폭력관, “온화한 상업”(곧 자본주의)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신념, 폭력의 심리에 대한 논증의 기반인 역사적 조건의 비(非)고려, 나머지 세계에 눈감는 서구중심적 역사관에 이르기까지 핑커의 비학문성과 그에 따른 맹목적 결론에 대해 비판적 의문 제기와 합리적 반박을 제기한다.
책에는 지성의 역사, 감정의 역사, 문화사, 사회사, 의학사, 고대사, 중세사, 근현대사, 유럽사, 지역사, 형법사. 환경사, 생물학·고고학의 역사 등의 학제간 방법론이 동원되었다. 핑커의 이야기에서 목소리와 행위주체성이 부정된 사람들은, 그가 평화와 진보의 사자(使者)로 그리는 서구의 정부들이 주도한 엄청난 폭력에 빈번히 고통받은 이들이다. 이는 권력에 의해 오랫동안 역사 서술에서 배제되어온 종속적 지위의 인간 집단에 역사 주체로서의 제자리를 되찾아주려는 당대의 역사인식과 심하게 괴리되어 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는 최근 전 세계 역사학계의 동향과 역사인식이 충실하게 반영된 역사학 개론서로도 읽을 만하다.
목차
서문
제1장 스티븐 핑커와 역사에서 폭력의 본성 (필립 드와이어, 마크 S. 미칼레)
스티븐 핑커에 대한 비평과 그의 반응 | 통계와 과거 | 다른 형태의 폭력 | 역사와 폭력 해석하기 | 결론
제1부 해석
제2장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내면의 악마들 (대니얼 로드 스메일)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선한 천사들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내면의 악마들
제3장 스티븐 핑커와 폭력의 역사 기술에서 통계의 사용과 오용 다그 린드스트룀)
살인에서 폭력 전반까지 | 유럽과 세계 | 고대부터 | 초기의 역사적 살인율 | 수치에서 엘리아스까지| 결론
제4장 진보와 진보의 모순: 인권, 불평등, 폭력 (에릭 D. 웨이츠)
계몽주의 | 정치와 투쟁
제5장 스티븐 핑커의 기술관료적 신자유주의,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 (데이비드 A. 벨)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 기술관료적 전망 | 18세기 선례 | 결론
제6장 스티븐 핑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문명화과정》 (필립 드와이어, 엘리자베스 로버츠-피더슨)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와 《문명화과정》 | 반응과 비평 | 스티븐 핑커의 《문명화과정》의 이용 | 결론
제2부 시대
제7장 스티븐 핑커의 “선사시대의 무정부 상태”: 생물고고학적 비판 (린다 피비거)
선사시대 기록 읽기 | 우리는 왜 싸우는가? | 생물고고학적 기록 | 결론
제8장 중세의 시각에서 본 스티븐 핑커: 폭력과 중세 잉글랜드 (사라 M. 버틀러)
원천자료 | 중세의 숫자들 | 역사서술적 맥락 | 결론
제9장 역사, 폭력, 계몽주의 (필립 드와이어)
스티븐 핑커의 계몽주의 | 계몽주의와 폭력 | 역사에서 합리적인 것과 비합리적인 것 | 결론
제3부 장소
제10장 역사의 복잡성: 러시아와 스티븐 핑커의 논지 (낸시 실즈 콜만)
제11장 사망한 천사들의 명부: 비판의 렌즈로서 일본 역사에서의 폭력 (마이클 워트)
전근대 일본의 거시적 폭력 | “태평”의 시대 | 메이지유신 | 제국주의의 시대 | 결론
제12장 영국제국의 폭력과 중동 (캐럴라인 엘킨스)
제4부 주제
제13장 폭력의 역사와 토착성: 스티븐 핑커와 토착 아메리카 (매슈 레스톨)
“의심할 여지 없이 위험한 곳”: 스티븐 핑커의 토착 아메리카 | “수많은 추방과 집단학살”: 정착식민주의라는 해결책 | “믿거나 말거나”: 선주민의 비가시성이 갖는 함의
제14장 성폭력의 증가일변도 (조애너 버크)
제15장 천사들이 발 딛기 두려워하는 곳: 포스트 민권 시대 국가폭력으로서의 인종주의적 치안, 대량수감, 처형 (로버트 T. 체이스)
인종주의적 치안과 도시 봉기 | 대량수감이라는 폭력 | 국가폭력으로서의 사형
제16장 어떤 자연의 착한 천사들인가?: 현대 세계의 폭력과 환경의 역사 (코리 로스)
느리고 섬세한 폭력 | 일상의 도살 | 전쟁, 자연, 폭력 | 결론
제17장 냉철한 이성과 격정적 충동: 폭력 그리고 감정의 역사 (수전 K. 모리시)
감정의 역사 | 냉철한 이성 | 복수의 극본 쓰기 | 결론
제5부 코다
제18장 스티븐 핑커와 당대의 역사의식 (마크 S. 미칼레)
역사학자들이 연구하는 방법 | 총계와 총평 | 오래된 역사와 새로운 역사 | 스티븐 핑커와 당대의 역사의식 | 사망한 지식의 명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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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출판사리뷰
근거 없는 낙관론자 스티븐 핑커에 대한
역사학계의 첫 전면적 비판서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대표작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원서 2011년, 한국어판 2014년 출간)는 인류사에서 “문명화과정에 따른 폭력성의 순화와 평화화”로 인해 폭력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는 낙관적 주장으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어 핑커는 후속작 《지금 다시 계몽: 이성, 과학, 휴머니즘, 그리고 진보를 말하다(Enlightenment Now)》(원서 2018년, 한국어판 2021년 출간)를 통해 자신의 낙관적 진보관을 더욱 공고화했다.
사실 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사회과학 전 분야의 숱한 학자들로부터 광범위하게 비판받아왔는데, 의외로 ‘폭력의 역사’에 바탕을 둔 이 책에 대해 정작 역사학계의 반응은 소극적이었다. 이에 미국 뉴캐슬대학 역사학 교수이자 폭력연구센터 설립자인 필립 드와이어와 미국 일리노이대학 역사학 명예교수 마크 S. 미칼레가 본격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역사학자들과 힘을 모았고, 2017년 《히스토리컬 리플렉션스(Historical Reflections)》 특별호에 비평 논문 11편을 발표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은 각 논문의 분량을 더하고 빠진 역사 분야를 보강하여 최종 결과물을 펴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다.
몰이해와 왜곡에 맞선 엄밀하고 합리적인 반박
“이 책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을지도 모르는 현상을 다룬다. (…)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폭력이 감소해왔고, 어쩌면 현재 우리는 종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13쪽)
“핑커는 독자들이 자신의 발상에 관한 내용을 평가하지 말고, 자기가 무슨 예언자나 프로메테우스 같은 인물처럼 인류의 과거·현재·미래에 관한 진리를 우리에게 전달해준 것을 그저 ‘기뻐하기’만을 바란다.”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 22쪽)
스티븐 핑커는 서구 문명과 자본주의가 폭력적이고, 불평등하고, 부정의하다기보다 본질적으로 선하다고 생각한다. 핑커에 따르면, 폭력은 일탈 현상이지 결코 자본주의가 가차 없이 전 지구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징후가 아니다.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에 글을 실은 다양한 분야의 역사학자들은 과거가 폭력적이었다는 데 반대하지 않으며, 오늘날의 삶이 전보다 덜 폭력적이라는 핑커의 주요 논지가 필연적으로 틀려서 그를 비평하는 게 아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핑커와는 대조적으로 폭력이 타고나는 것이라고 믿지도 않고, 인간이 생득적으로 폭력적이라고 보는 세계관을 믿지도 않는다. 그런 만큼 책은 핑커가 내세우는 계몽주의 프로젝트인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지금 다시 계몽》의 핵심인 비판적 질문과 탐구라는 최고의 정신에 따라 논의를 제시한다.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에서 저자들은 핑커의 잘못된 기본 개념부터 원천자료에 대한 몰이해, 통계의 오용 및 편파적 해석, 반대증거의 무시, 인지적 편견, 폭력의 편협한 범주, 피해자의 고통이 아닌 공격자의 분노회로가 중심이 되는 폭력관, 자본주의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신념, 폭력의 심리에 대한 논증의 기반인 역사적 조건의 비(非)고려, 나머지 세계에 눈감는 서구중심적 역사관에 이르기까지 핑커의 비학문성과 그에 따른 맹목적 결론에 대해 비판적 의문 제기와 합리적 반박을 제기한다.
문제는 ‘이러저러한 시기는 얼마나 폭력적이었나’가 아니라
‘이러저러한 시기는 어떻게 폭력적이었는가’이다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는 지성의 역사, 감정의 역사, 문화사, 사회사, 의학사, 고대사, 중세사, 근현대사, 유럽사, 지역사, 형법사. 환경사, 생물학·고고학의 역사 등의 학제간 방법론이 동원되어 다방면으로 핑커의 저술을 비평하고 있지만, 핑커식 역사에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마치 사망자 수만이 유일하게 중요한 것인 양, 과거의 모든 잔혹행위를 똑같이 취급한다는 점이다. 종류도 엄청나게 다양했던 이 잔혹행위들은 그것들의 의미를 규정하는 역사적 맥락에서 벗어나 왜곡되었고, 잔혹행위가 벌어진 시대나 그 행위를 둘러싼 문화적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폭력은, 용인된다고 여겨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따라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서로 다르게 사용되어왔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러저러한 시기는 얼마나 폭력적이었나”가 아니라 “이러저러한 시기는 어떻게 폭력적이었나”이며, 폭력은 역사성과 사회성 모두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에서 지그문트 바우만이 “홀로코스트는 현대성의 산물로서 일시적 광기 아닌 반복가능한 현재”라고 한 통찰이 의미심장하게 공명하는 지점이다.
“선사시대의 무정부 상태”에서 “이성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다른 문명화 및 계몽주의 이후의 현대는 그러나 아직 “천사들이 발 딛기 두려워하는 세상”이다. “우리의 이 세계는 가능한 모든 세계 중 최선의 세계”라는 스티븐 핑커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타파하려는 이유는, 당대에 대한 근거 없는 긍정성은 앞날에 대한 방향성이나 “진보”를 결코 제시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핑커의 이야기에서 목소리와 행위주체성이 부정된 사람들은, 그가 평화와 진보의 사자(使者)로 그리는 서구의 정부들이 주도한 엄청난 폭력에 빈번히 고통받은 이들이다. 이는 권력에 의해 오랜 세월 동안 역사 서술에서 배제되어온 종속적 지위의 인간 집단에 역사 주체로서의 제자리를 되찾아주려는 당대의 역사인식과 심하게 괴리되어 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는 최근 전 세계 역사학계의 동향과 역사인식이 충실하게 반영된 역사학 개론서로도 읽을 만하다.
책의 내용
제1장 스티븐 핑커와 역사에서 폭력의 본성
핑커의 폭력관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적 의제(신자유주의 및 자본주의적 세계 체제와 자유시장 및 서구 문명은 압도적으로 유익하다)를 지적하며, 문제는 “이러저러한 시기는 얼마나 폭력적이었나”가 아니라 “이러저러한 시기는 어떻게 폭력적이었나”라고 강조한다.
제1부 해석
제2장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내면의 악마들
핑커의 표현을 빌려 핑커 속의 “내면의 악마들”이 책임감 있게 학문을 해야 할 그의 의무를 압도해버려 유럽의 중세가 야만적 중세로 악마화되었음을 밝히고, 폭력의 심원한 역사를 말할 때에는 가해자의 분노회로가 아니라 피해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제3장 스티븐 핑커와 폭력의 역사 기술에서 통계의 사용과 오용
핑커가 비(非)국가 사회가 근대의 국가 사회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었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데서 정량적 통계 기록을 선별하고, 과잉해석하고, 단순화하고, 심지어는 조정해서 자신의 거대서사에 끼워 맞추고 있음을 톺아보며 “더 섬세한” 정량적 분석의 필요성에 주목한다.
제4장 진보와 진보의 모순: 인권, 불평등, 폭력
18세기 계몽주의 이후 인권과 불평등과 폭력의 영역에서 크나큰 진보가 있었으나 그 성과들은 결코 한결같거나 꾸준하지 않았음을 짚어보며, 핑커는 복잡성과 모순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바 삶이 항상 상승 궤도상에 있다고 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논증한다.
제5장 스티븐 핑커의 기술관료적 신자유주의,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
기술관료제(테크노크라시)와 신자유주의를 짝지으려는 핑커의 모순적 시도에 대해 알아보며, 그 둘은 동등한 시민집단이 공동선을 추구하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집합적으로 고안해내는 절차라고 정의된 민주주의 정치에 대해 공통적으로 의구심을 보인다고 설파한다.
제6장 스티븐 핑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문명화과정》
핑커가 폭력의 장기적 감소를 설명하고 그것을 미래로 투사하는 데서 불확정적이고 가역적인 엘리아스의 문명화과정 이론을 어떻게 오용하는지 논하면서, 문명화 개념에는 전례 없는 규모로 ‘야만적’이라고 이름표 붙일 만한 힘을 방출할 잠재력이 내재해 있음을 예증한다.
제2부 시대
제7장 스티븐 핑커의 “선사시대의 무정부 상태”: 생물고고학적 비판
핑커가 폭력 사건의 경험적·맥락적 특성을 탐구하는 데서 생물고고학(더 정확히는 역사)의 잠재성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선사시대라는 과거와 그 과거 사람들을 자신의 더 큰 서사를 위한 단순한 통계적 소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핑커에게 다학제적 연구를 주문한다.
제8장 중세의 시각에서 본 스티븐 핑커: 폭력과 중세 잉글랜드
중세에 대한 핑커의 극도로 폭력적인 묘사는 그의 중세 법체계에 대한 변변찮은 이해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중세 잉글랜드의 범죄율과 법체계를 사례로 들면서 실증하며, 중세의 통계에는 포괄성과 정확성이 부족한바 중세가 실제로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는 전혀 명확하지 않다고 논증한다.
제9장 역사, 폭력, 계몽주의
핑커는 계몽주의를 “이성”과 휴머니즘의 시대로 잘못 규정짓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반(反)계몽주의[대항계몽주의] 역시 잘못 특징짓고 있음을 밝히고, 계몽주의가 일부 형태의 폭력의 역사적 감소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아닐 수 있고 계몽주의적 사고와 폭력 사이에는 그 어떤 명백한 상관관계도 없다고 논한다.
제3부 장소
제10장 역사의 복잡성: 러시아와 스티븐 핑커의 논지
평화로운 근대성의 길로 유럽 모델을 강조하는 펑커의 유럽중심주의의 반박 사례로 “차이의 제국(empire of difference)”으로서 근대 초기 러시아의 사법체계가 유럽의 그것보다 덜 폭력적이었음을 설명하고, 국가마다 폭력의 유용성을 다르게 평가하고 자신들에게 맞게 폭력을 이용·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제11장 사망한 천사들의 명부: 비판의 렌즈로서 일본 역사에서의 폭력
폭력과 관련해 역사(history)와 역사서술(historiography)의 평행한 전개를 반영하는 거울로서 일본 역사상의 폭력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며, 그 과정에서 폭력, 역사 및 이데올로기의 기능, 자본주의의 추정상 비폭력적 성격에 관한 무효한 핑커의 주장들을 “사망한 천사들의 명부”에 추가한다.
제12장 영국제국의 폭력과 중동
내전을 일으키는 것만큼 그 내전을 후유증 속에 방치한 영국제국이 위임통치령 팔레스타인에 보인 행태를 사례로 분석함으로써, 이처럼 서구 강대국들이 전 세계 선주민에게 자행한 “인도에 반(反)한 죄”의 확산이 주로 핑커가 서구 세계에서 폭력이 감소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로 그 시기의 근대 산업, 기술, 무기류에 의한 것이었음을 살펴본다.
제4부 주제
제13장 폭력의 역사와 토착성: 스티븐 핑커와 토착 아메리카
콜럼버스 이전과 근대 초기(식민시대)의 토착 아메리카인 사회(아스테카)를 핑커가 추방과 집단학살의 사회로 왜곡하고 근대 토착 아메리카인들을 비가시성의 존재로 격하함으로써 그가 과거부터 현재에도 계속되는 선주민에 대한 편견과 부당한 대우를 뒷받침하는 신식민주의적 인식을 영속화하고 있음을 폭로한다.
제14장 성폭력의 증가일변도
통계의 암수(dark figure, 기록·발견되지 않은 범죄), 성폭행 피해의 최소화,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성폭력의 무시, 번식 전략 모델의 남성중심성 등에서 핑커가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편향을 인정하고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성폭력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라고 강조한다.
제15장 천사들이 발 딛기 두려워하는 곳: 포스트 민권 시대 국가폭력으로서의 인종주의적 치안, 대량수감, 처형
“컬러블라인드”(인종차별 없는) 서사가 1965년 포스트 민권 시대 이래 서구 문명의 “새로운 평화”를 대표한다는 핑커의 주장에 내재한 오류를 살펴보고, 그가 인종차별적 치안, 대량수감이라는 폭력, 국가폭력으로서의 사형을 도외시하는 것이 “흑인 및 유색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일임을 톺아본다.
제16장 어떤 자연의 착한 천사들인가?: 현대 세계의 폭력과 환경의 역사
폭력의 다양한 차원 중 핑커의 책에 거의 언급되지 않는 “인류가 생물물리학적 환경을 다루는 방식” 곧 인류가 환경에 가하는 “느린 폭력”을 살펴봄으로써 사회체계와 생태계는 서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환경에 대한 폭력은 근본적으로 또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한 폭력임을 강조한다.
제17장 냉철한 이성과 격정적 충동: 폭력 그리고 감정의 역사
계몽시대 이후 서구에서 폭력 감소의 추동인자 가운데 가장 중요한 단일 요인이 이성의 능력이라고 가정하면서 폭력의 기저에 깔린 원천의 많은 부분을 길들지 않은 감정 탓으로 돌리기도 하는 핑커 논리의 맹점(감정은 본질적으로 비합리적이다)을 감정의 역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논박한다.
제5부 코다
제18장 스티븐 핑커와 당대의 역사의식
우리 종의 점차적 평화화를 주장하는 스티븐 핑커에게서 보이는 신(新)휘그주의식 사고방식(‘역사란 더 큰 자유, 민주주의, 계몽을 향한 불가피하고 보편적인 행진’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지적하고, 우리 시대 인간 폭력의 감소와 평화로움의 증대에 관한 핑커의 역사의식 없는 논지가 카드로 지은 집 위에 세워졌음을 총괄적으로 논한다.